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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北의 두 얼굴… 돈줄 개성공단은 “통과”

열려라 에바다 2013. 3. 29. 08:18

 

[뉴스분석] 北의 두 얼굴… 돈줄 개성공단은 “통과”

 

북한은 군 통신선을 단절한 다음 날인 28일 남측의 개성공단 통행을 막지 않았다.

통일부는 오전 8시30분, 9시, 9시30분 등 3차례 개성공단으로 출경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날 개성공단 체류 인원은 887명이며 424명이 방북했고 405명이 귀환했다. 기존에는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해 출입계획서를 전달하고 북측이 승인을 통보하는 방식으로 업무가 이뤄졌지만 군 통신선이 막힌 상황에서 개성공단관리위원회라는 우회로를 통해 통행업무가 처리됐다. 양측의 통신은 군 통신선을 대신해 인편이나 일반통신을 활용하고 있다. 또 남측과 개성공단 간 전화와 팩스 등 일반통신 1300회선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는 “현재 개성공단에 특이동향은 없지만 통일부를 중심으로 상황을 예의주시해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잇단 군사적 위협을 가하면서도 개성공단 출입을 막지 않는 이유는 개성공단이 남측에서 들어오는 유일한 ‘돈줄’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으로 개성공단에 근무하는 북한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144달러(약 16만원)다. 평균 임금을 북측 근로자 5만3397명에 적용하면 연간 9000만 달러(약 1000억원) 이상이 북한으로 들어간다. 또 개성공단에서 근무하는 근로자 수만명이 일거에 실업자로 전락하게 될 경우 북한 당국에는 상당히 정치적·사회적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북한이 군사적 대결과 남북 경협·인도적 사안에 대해선 ‘투트랙’ 전략을 쓰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및 한·미 키 리졸브(KR) 연습, 미 공군 전략 폭격기 B-52 출격 등에 맞서 줄곧 군사적 위협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5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동해에서 대규모 국가급 합동훈련을 한 데 이어 다음날에는 ‘1호 전투근무태세’를 발령했다. 김 제1위원장은 또 이날 육·해·항공, 전략로케트군 등의 선전 간부들이 참가한 전군 선전일꾼회의를 지도했다. 노동신문도 한반도에서 핵 문제와 관련된 국가들이 전쟁과 평화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 통신선 단절이 이러한 군사적 위협의 연장선일 뿐 개성공단 폐쇄 여부와는 상관없다는 시각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개성공단을 다른 영역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개성공단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에 따른 사업이기 때문에 ‘유훈정치’를 하는 상황에서 함부로 손을 대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