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선교사들이 탈북 청소년 인신매매’ 유언비어에 20년 맞은 라오스 선교 차질 우려”
“저희는 북송된 탈북 청소년들의 안전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곳 라오스에서 사역 중인 한인 선교사들을 위해서도 기도해 주세요.”
5일 오전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이모(50·GMS 파송) 선교사의 목소리는 가라앉아 있었다. 30대 중반인 16년 전 라오스 루앙파방으로 건너가 교회를 10곳 넘게 개척한 뒤 이달 초 라오스 남부 타켁으로 이사해 제2의 사역을 준비 중인 그는 최근 라오스 현지에서 발생한 탈북 청소년 북송 사태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한인 선교사들이 탈북 청소년들을 인신매매했다”는 라오스 정부의 터무니없는 주장 때문에 현지 한인 선교사들의 사역이 차질을 빚지 않을까하는 염려에서다.
“이곳에서 사역 중인 선교사 대부분은 현지인을 대상으로 사역하고 있어요. 짧게는 1∼2년에서 길게는 10년 넘게 지역 주민들을 섬기고 신뢰를 쌓아가면서 복음을 전하고 있는데 ‘인신매매’ 같은 얘기가 매스컴에 오르내리니까 걱정이 됩니다.”
라오스한인선교사회에 따르면 약 20년 전에 현지에 첫발을 디딘 한인 선교사는 지난달 말 현재 70가정 안팎으로 가족까지 포함하면 130∼140명에 이른다. 수도 비엔티안을 비롯해 루앙파방, 참파삭 등지에서 현지인 목회와 교육 사역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인선교사회에 따르면 6∼7년 전만 해도 중국을 넘어 라오스로 넘어오는 탈북자들을 돕는 사역을 현지 선교사들이 펼치기도 했다.
“탈북자들이 중국과 라오스의 대표적 육로 국경 지역인 보텐을 거쳐 넘어오다 경찰에 붙잡히면 상당수는 한인 선교사들에게 연락이 닿습니다. 1인당 150∼300달러를 주고 데리고 와 또 다른 루트를 거쳐 한국으로 보내곤 했어요.”(최모 선교사)
하지만 탈북자 수가 점점 늘고 이 과정에 일종의 ‘브로커’가 개입하고 금전적 문제 등 불미스러운 마찰까지 빚어지면서 탈북자 사역에는 의도적으로 관여하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번에 탈북 청소년들을 돕던 선교사 부부도 현지 선교사 출신이 아니라 중국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라오스는 지금 개신교 부흥의 불길이 막 피어오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680만명에 달하는 라오스 인구 가운데 개신교 교단 연합체인 라오복음교단 소속 개신교 신자 비율은 2%가 조금 넘는 16만명 정도다. 10년 전 3만여명이던 것과 비교하면 5배 넘게 성장했다. 십자가를 걸 수 있는 공인된 교회와 비공식 가정교회를 합한 교회 수는 700곳 정도.
이 선교사는 “지난 10년간 개신교에 대한 라오스 당국의 핍박을 이겨낸 열매”라면서 “연간 성장률이 50∼100%에 달하는 교회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10명 안팎의 성도가 이듬해 15명, 20명으로 불어나는 건 다반사라고 한다. 교회가 부흥하면서 이단·사이비 단체들의 활동도 늘고 있다. 이단인 국내의 T교회와 H교회 등의 활동이 눈에 띌 정도로 활발해지고 있다.
한인 선교사들은 이번 탈북 청소년 북송 사태로 현지 선교사가 부당한 처우를 받거나 선교가 위축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1993년부터 현지 사역 중인 김기주(라오스 한인연합교회 담임) 목사는 “여러모로 우려가 있는 상황이지만 이곳 한인 선교사들은 평소처럼 사역에 집중할 것”이라며 “라오스 교회와 선교사들을 위한 한국교회 성도들의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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