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살부터 담배공장서 12시간 일한 어린이 “학교 가고싶지 않니?” 물음에 눈물만 주르르
‘세계아동노동반대의 날’ 맞아 방글라데시를 가다
‘세계아동노동반대의 날’(6월 12일)을 맞아 국민일보와 국제구호 NGO 굿네이버스(회장 이일하)가 세계 아동노동 인구의 60%에 달하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 중 하나인 방글라데시 빈곤지역의 아동노동 현장을 찾았다.
전 세계 아동인구는 15억8628만 여명이다. 국제노동기구(ILO)가 2010년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이 중 2억1500만명의 아동들이 가난 때문에 학업을 포기하고 일하고 있으며, 이중에서도 절반이 넘는 1억1500만명의 아동들이 ‘위험한 일’로 구분되는 직종에서 일하고 있다.
국제노동기구에 따르면 아동노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1억1361만명)이고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6506만명)과 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아동노동이 불법이기 때문에 드러나지 않은 통계를 포함하면 전 세계 노동하는 아이들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 북서쪽에 위치한 밀뿔 지역에 거대한 슬럼가를 형성하고 있는 ‘깔란빠니 마을’에 살고 있는 모슈미(11·여)는 매일 아침 8시, 엄마, 언니와 함께 담배공장으로 향한다. 5살 때부터 담배공장에서 일한 아이는 학교를 한번도 다녀 본 적이 없다.
양철과 대나무로 지은 담배공장 안에 들어서자 분진가루가 날려 눈이 따끔거렸다. 헛구역질이 나올 정도로 기침이 계속됐다.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아이가 일한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공장 안에는 주인의 감독아래 10여명이 삼삼오오 앉아서 일하고 있었다.
모슈미는 구석에 앉아 플라스틱 담배통을 비닐포장지에 넣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드는 굴(gul)이란 가루담배는 현지에서 담배라고 부르긴 하지만 약한 마약 성분이 포함된 가루이다. 이런 환경에서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일한다면 각종 질병에 시달릴 것이 분명해 보였다. 어린 노동자 모슈미는 이곳에서 엄마, 언니와 하루 12시간 이상의 노동을 한다. 온 가족이 하루 종일 일해서 150∼200 다카(2000∼3000원)를 받는다.
두통과 가슴통증에 시달리는 모슈미는 담배공장에서 일할 때 눈이 따끔거리고 기침이 나와 괴롭지만 온 가족이 일해야 먹고 살 수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공부하고 싶지 않냐”고 묻자 모슈미는 “학교에 가는 친구들을 볼 때 많이 속상하다”며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아이는 “너무 힘들어 엄마에게 일 하기 싫다고 말했지만 하루 한 끼라도 먹기 위해서 온 가족이 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담배공장을 보지 않았다면 아이의 눈물이 얼마나 절박한 것인지 몰랐을 것이다.
아동들은 자신들의 권리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노동현장으로 내몰리고 있었다. 다카 ‘라이르 바자르’ 시장에서 일하는 쥬웰(10)은 깡마른 체구에 자기 체구보다 몇 배나 큰 광주리를 머리에 이고 시장 골목을 요리조리 다니고 있었다. 아이는 아침, 점심도 거른 채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일해 50다카(700원)를 번다. 밤 11시 30분에야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드는 아이는 영양상태가 좋을 수 없다.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아이는 가끔 가슴통증과 열을 동반한 몸살을 자주 앓는다. 그러나 아이에게 가장 힘든 것은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다. 아이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재혼해 떠난 엄마가 보고 싶어 눈물을 흘릴 때가 많다. 쥬웰은 “넘어져 물건을 쏟아 욕설을 듣거나 맞을 때 엄마가 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아이가 힘겹게 배달하고 받는 돈은 15다카(200원)에 불과하다. 그나마 속임을 당해 제대로 받지 못할 때도 있다.
또 다카 외곽지역에 살고 있는 쇼브즈(12)는 건축재로 사용하기 위해 벽돌을 망치로 깨거나, 벽돌을 머리에 이고 나르는 일을 하고 있다. 아이의 팔 다리 여기저기에 흰점들이 보였다. 가혹한 노동환경과 오염된 물 때문이라고 주민들은 말했다. 그러나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치료를 받아 본적이 없다고 했다.
이처럼 방글라데시에는 극심한 가난으로 인해 학업을 포기하고 노동현장으로 내몰리는 아이들이 1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후원 문의 1599-0300).
다카=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
‘세계아동노동반대의 날’(6월 12일)을 맞아 국민일보와 국제구호 NGO 굿네이버스(회장 이일하)가 세계 아동노동 인구의 60%에 달하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 중 하나인 방글라데시 빈곤지역의 아동노동 현장을 찾았다.
전 세계 아동인구는 15억8628만 여명이다. 국제노동기구(ILO)가 2010년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이 중 2억1500만명의 아동들이 가난 때문에 학업을 포기하고 일하고 있으며, 이중에서도 절반이 넘는 1억1500만명의 아동들이 ‘위험한 일’로 구분되는 직종에서 일하고 있다.
국제노동기구에 따르면 아동노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1억1361만명)이고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6506만명)과 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아동노동이 불법이기 때문에 드러나지 않은 통계를 포함하면 전 세계 노동하는 아이들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 북서쪽에 위치한 밀뿔 지역에 거대한 슬럼가를 형성하고 있는 ‘깔란빠니 마을’에 살고 있는 모슈미(11·여)는 매일 아침 8시, 엄마, 언니와 함께 담배공장으로 향한다. 5살 때부터 담배공장에서 일한 아이는 학교를 한번도 다녀 본 적이 없다.
양철과 대나무로 지은 담배공장 안에 들어서자 분진가루가 날려 눈이 따끔거렸다. 헛구역질이 나올 정도로 기침이 계속됐다.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아이가 일한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공장 안에는 주인의 감독아래 10여명이 삼삼오오 앉아서 일하고 있었다.
모슈미는 구석에 앉아 플라스틱 담배통을 비닐포장지에 넣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드는 굴(gul)이란 가루담배는 현지에서 담배라고 부르긴 하지만 약한 마약 성분이 포함된 가루이다. 이런 환경에서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일한다면 각종 질병에 시달릴 것이 분명해 보였다. 어린 노동자 모슈미는 이곳에서 엄마, 언니와 하루 12시간 이상의 노동을 한다. 온 가족이 하루 종일 일해서 150∼200 다카(2000∼3000원)를 받는다.
두통과 가슴통증에 시달리는 모슈미는 담배공장에서 일할 때 눈이 따끔거리고 기침이 나와 괴롭지만 온 가족이 일해야 먹고 살 수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공부하고 싶지 않냐”고 묻자 모슈미는 “학교에 가는 친구들을 볼 때 많이 속상하다”며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아이는 “너무 힘들어 엄마에게 일 하기 싫다고 말했지만 하루 한 끼라도 먹기 위해서 온 가족이 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담배공장을 보지 않았다면 아이의 눈물이 얼마나 절박한 것인지 몰랐을 것이다.
아동들은 자신들의 권리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노동현장으로 내몰리고 있었다. 다카 ‘라이르 바자르’ 시장에서 일하는 쥬웰(10)은 깡마른 체구에 자기 체구보다 몇 배나 큰 광주리를 머리에 이고 시장 골목을 요리조리 다니고 있었다. 아이는 아침, 점심도 거른 채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일해 50다카(700원)를 번다. 밤 11시 30분에야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드는 아이는 영양상태가 좋을 수 없다.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아이는 가끔 가슴통증과 열을 동반한 몸살을 자주 앓는다. 그러나 아이에게 가장 힘든 것은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다. 아이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재혼해 떠난 엄마가 보고 싶어 눈물을 흘릴 때가 많다. 쥬웰은 “넘어져 물건을 쏟아 욕설을 듣거나 맞을 때 엄마가 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아이가 힘겹게 배달하고 받는 돈은 15다카(200원)에 불과하다. 그나마 속임을 당해 제대로 받지 못할 때도 있다.
또 다카 외곽지역에 살고 있는 쇼브즈(12)는 건축재로 사용하기 위해 벽돌을 망치로 깨거나, 벽돌을 머리에 이고 나르는 일을 하고 있다. 아이의 팔 다리 여기저기에 흰점들이 보였다. 가혹한 노동환경과 오염된 물 때문이라고 주민들은 말했다. 그러나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치료를 받아 본적이 없다고 했다.
이처럼 방글라데시에는 극심한 가난으로 인해 학업을 포기하고 노동현장으로 내몰리는 아이들이 1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후원 문의 1599-0300).
다카=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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