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테러 후폭풍… 美, 알샤바브 강경대응 조짐
민간인과 테러범 등 72명의 목숨을 앗아간 케냐 쇼핑몰 테러 사건이 발생한 지 나흘째인 24일(현지시간) 종료됐다.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웨스트게이트 쇼핑몰 진압 작전을 완료했다”며 “정부군이 테러범 5명을 사살하고 11명을 구금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사건으로 민간인 61명과 진압에 투입된 군인 6명이 사망했다”며 앞으로 3일간을 애도기간으로 선포했다. 케냐 적십자사가 실종자로 집계한 63명은 여전히 행방이 묘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테러를 벌인 소말리아 이슬람 반군 알샤바브는 트위터로 “케냐군이 비겁하게도 화학물질이 든 발사체를 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케냐 정부가 범행을 덮으려고 건물을 폭파해 모든 인질과 증거를 잔해 속에 묻어버렸다”며 “무자헤딘(이슬람전사)에게 잡혀 있던 인질 137명이 죽었다”고 말했다.
마노아 에시피수 케냐 정부 대변인은 알샤바브가 전부터 터무니없는 주장을 자주 해온 점을 강조하며 화학무기 사용 의혹을 부인했다. 쇼핑몰은 테러범의 방화로 3층 주차장이 무너지면서 2층과 1층까지 붕괴됐다고 설명했다. 이때 매몰된 민간인은 8명으로 전체 희생자 수에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테러로 미국에서는 아프리카 지역 대테러 정책의 변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은 2008년 알샤바브를 테러단체로 지정했지만 간헐적으로 무인기 공격을 하거나 소말리아 평화유지군을 지원해온 정도였다. AP통신은 “알샤바브 등 아프리카 테러단체들이 미국에 직접 보복할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상황은 테러 희생자는 물론 테러범에 미국인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급변했다. 미국 청소년도 가담했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공화당 피터 킹 하원의원은 최근 “이번 테러는 알샤바브의 야망에 변화가 생겼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알샤바브는 해외 테러 능력을 보여줬고 미국에서도 테러범을 모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내 소말리아 이민사회도 술렁이고 있다. 2010년 기준으로 미국 내 소말리아계 약 8만5700명 중 3분의 1이 미네소타주에 몰려 있다. 시카고선타임스에 따르면 미네소타주는 알샤바브 무장요원 모집과 관련해 최근 몇 년간 연방수사국(FBI)의 집중 수사를 받았다. 주민들은 “소말리아계 청년이 더 이상 알샤바브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번 테러가 케냐타 케냐 대통령에게는 ‘호재’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3월 대선에서 당선된 케냐타는 최대 부족인 키쿠유족 출신으로 ‘부족의 대통령’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케냐타가 이번 테러에서 조카와 조카의 약혼녀를 잃는 개인적 아픔을 겪은 데다 비교적 성공적으로 테러를 진압하면서 국민을 하나로 만들 수 있는 ‘케냐의 대통령’으로 변모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케냐타는 2007년 대선 직후 선거 결과에 반발한 유혈 폭동을 강제 진압하면서 1100명 이상 학살한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기소된 상태다. 테러 진압으로 국제사회에 강력한 인상을 심으면서 11월로 예정된 재판 연기가 가능하고, 재판 결과도 케냐타에게 우호적인 방향이 될 수 있다고 FT는 전망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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