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슈퍼태풍 피해 120여일… 현장 아직도 처참… 한국교회 ‘6개 복구 프로젝트’ 본격 가동
재해구호연합-팔로市 재건 협약식 동행 취재
필리핀 중부의 레이테주. 슈퍼태풍 하이옌이 할퀴고 간 지 120여일이 지났지만 복구 작업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물품과 자원이 턱없이 부족한 이 지역의 재건을 위해 한국교회는 지역 교회와 학교, 공공시설 등의 복구와 이재민 주택 건설, 무료급식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교회필리핀재해구호연합과 레이테주 팔로시가 12일 재해구호를 위해 협약을 체결하는 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이날 오전 6시50분 도착한 레이테주의 주도 타클로반의 공항은 말이 공항이지 벽면은 허물어지고 전면 창문은 모두 떨어져나간 상태였다. 시속 306㎞의 강풍에 날아가버린 천장은 양철로 대체돼 있었다. 수하물을 찾는 컨베이어벨트는 멈춰있었다. 변변한 수속 절차도 없이 승합차에 올라탔다.
2013년 11월 8일. 하이옌은 필리핀 중부를 삼팔선 가르듯 동에서 서로 관통했다. 타클로반은 그 한가운데 있었다. 시내로 향하는 아스팔트 도로 주변에 쌓여있던 쓰레기 더미와 수천여구의 시신은 치워졌지만 집을 덮친 전봇대와 나무골조만 남은 주택들은 당시 참상을 말해주고 있다. 이재민들은 ‘UNHCR(유엔난민기구)’ 마크가 찍힌 방수포로 텐트를 만들어 임시 거처로 삼고 있었다.
타클로반 중심가에 들어서자 과일과 생선, 생필품을 구입하려는 주민들로 붐볐다. 타클로반 해안가에는 6m 높이의 해일과 함께 주택가로 밀고 올라온 대형 선박이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안전제일(SAFETY FIRST)이라고 적힌 선박 주위에는 이재민들이 지은 무허가 목재 주택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타클로반에서 남쪽으로 5㎞ 떨어진 팔로시청에서 한국교회필리핀재해구호연합과 팔로시 간 협약식이 진행됐다. 한국교회는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한영훈 목사)과 월드디아코니아(이사장 오정현 목사), 예장 통합(총회장 김동엽 목사) 등이 재해구호연합의 이름으로 12억원을 투입, 총 6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표 참조). 국민일보와 재해구호연합이 지난해말 공동으로 캠페인을 전개해 모은 구호성금도 이들 프로젝트에 투입된다.
이 중 ‘바하이 쿠보-김치 프로젝트’는 주민자활 대책 사업으로 시범농장을 경영하는 것이다. ‘바하이 쿠보’는 필리핀의 전통 대나무집을 말하며, 김치는 한국을 상징한다.
레메디오스 엘 페틸라 팔로시장은 “한국의 아라우부대와 한국교회는 학교와 공공시설을 재건하는 가장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슈퍼태풍으로 극심한 피해를 입은 필리핀을 잊지 말고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한영훈 한교연 대표회장은 “성경에서 욥은 한순간에 재산과 가족을 잃었지만 좌로나 우로 치우치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 바라봤다”면서 “고통 중에 어려움이 크겠지만 주님을 바라볼 때 기적과 회복이 일어날 것”이라고 위로했다.
지난해 12월 27일 파병된 아라우부대는 재해복구를 위한 육·해·공군 및 해병대 합동지원단으로 공병대와 의무대 등 280명이 활동하고 있다.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소속 이승준 해군 군목은 “학교 8곳과 양로원, 장애인 시설의 복구자재를 한국교회에서 지원받고 있다”면서 “한국교회의 역할이 주목받으면서 지역 원주민 교회도 덩달아 부흥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협약식 후 필리핀 참석자들은 박수를 치면서 한국교회를 향해 “감사합니다”를 세 번 외쳤다. 64년 전 7000명의 필리핀 참전용사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던 한국인들처럼.
팔로(필리핀)=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필리핀 중부의 레이테주. 슈퍼태풍 하이옌이 할퀴고 간 지 120여일이 지났지만 복구 작업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물품과 자원이 턱없이 부족한 이 지역의 재건을 위해 한국교회는 지역 교회와 학교, 공공시설 등의 복구와 이재민 주택 건설, 무료급식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교회필리핀재해구호연합과 레이테주 팔로시가 12일 재해구호를 위해 협약을 체결하는 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이날 오전 6시50분 도착한 레이테주의 주도 타클로반의 공항은 말이 공항이지 벽면은 허물어지고 전면 창문은 모두 떨어져나간 상태였다. 시속 306㎞의 강풍에 날아가버린 천장은 양철로 대체돼 있었다. 수하물을 찾는 컨베이어벨트는 멈춰있었다. 변변한 수속 절차도 없이 승합차에 올라탔다.
2013년 11월 8일. 하이옌은 필리핀 중부를 삼팔선 가르듯 동에서 서로 관통했다. 타클로반은 그 한가운데 있었다. 시내로 향하는 아스팔트 도로 주변에 쌓여있던 쓰레기 더미와 수천여구의 시신은 치워졌지만 집을 덮친 전봇대와 나무골조만 남은 주택들은 당시 참상을 말해주고 있다. 이재민들은 ‘UNHCR(유엔난민기구)’ 마크가 찍힌 방수포로 텐트를 만들어 임시 거처로 삼고 있었다.
타클로반 중심가에 들어서자 과일과 생선, 생필품을 구입하려는 주민들로 붐볐다. 타클로반 해안가에는 6m 높이의 해일과 함께 주택가로 밀고 올라온 대형 선박이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안전제일(SAFETY FIRST)이라고 적힌 선박 주위에는 이재민들이 지은 무허가 목재 주택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타클로반에서 남쪽으로 5㎞ 떨어진 팔로시청에서 한국교회필리핀재해구호연합과 팔로시 간 협약식이 진행됐다. 한국교회는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한영훈 목사)과 월드디아코니아(이사장 오정현 목사), 예장 통합(총회장 김동엽 목사) 등이 재해구호연합의 이름으로 12억원을 투입, 총 6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표 참조). 국민일보와 재해구호연합이 지난해말 공동으로 캠페인을 전개해 모은 구호성금도 이들 프로젝트에 투입된다.
이 중 ‘바하이 쿠보-김치 프로젝트’는 주민자활 대책 사업으로 시범농장을 경영하는 것이다. ‘바하이 쿠보’는 필리핀의 전통 대나무집을 말하며, 김치는 한국을 상징한다.
레메디오스 엘 페틸라 팔로시장은 “한국의 아라우부대와 한국교회는 학교와 공공시설을 재건하는 가장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슈퍼태풍으로 극심한 피해를 입은 필리핀을 잊지 말고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한영훈 한교연 대표회장은 “성경에서 욥은 한순간에 재산과 가족을 잃었지만 좌로나 우로 치우치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 바라봤다”면서 “고통 중에 어려움이 크겠지만 주님을 바라볼 때 기적과 회복이 일어날 것”이라고 위로했다.
지난해 12월 27일 파병된 아라우부대는 재해복구를 위한 육·해·공군 및 해병대 합동지원단으로 공병대와 의무대 등 280명이 활동하고 있다.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소속 이승준 해군 군목은 “학교 8곳과 양로원, 장애인 시설의 복구자재를 한국교회에서 지원받고 있다”면서 “한국교회의 역할이 주목받으면서 지역 원주민 교회도 덩달아 부흥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협약식 후 필리핀 참석자들은 박수를 치면서 한국교회를 향해 “감사합니다”를 세 번 외쳤다. 64년 전 7000명의 필리핀 참전용사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던 한국인들처럼.
팔로(필리핀)=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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