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산에 오르니...”
이강혁 목사 (푸른 교회)
겨울이라 그런지 산행하는 일이 번거롭습니다. 등산장비를 챙기는 것도 만만치 않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 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하지요. 그래서 그런지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산행을 멀리하게 됩니다. 날이 추워지고 해가 짧아지니 ‘내일은 가리라’ 마음을 굳게 먹어도 다음 날이 되면 그 결심이 눈 녹듯이 사라져 버립니다. 또 새해라 그런지 이리 저리 바쁜 일들로 참 많이 생기더군요. 부흥회도 해야 하고, 기도회도 해야 하고, 아닌 핑계거리들이 넘쳐납니다.
산은 그대로이고, 사람도 그대로 인데 마음이 바뀌니 산이 저 만치 멀어지고 사람도 저 만치 멀어집니다. 믿음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이런 저런 일들이 바빠지면 믿음이 게을러 집니다. 주님도 그대로시고, 교회도 그대로인데 이런 저런 핑계로 내가 멀어지고 있는 것이겠지요.
그래도 마음 굳게 먹고 가까이 있는 광덕산에 올랐습니다. 근 한 달만에 산행입니다. 마음이 설레이더군요. 높이 는 697.3 m의 산이지만 그래도 한 시간 가량을 가파르게 올라야 하는 산입니다. 땀은 비 오듯이 쏟아지고, 강추위에 이마의 땀은 금방 얼음이 되어 버립니다. 그래도 숨을 헉헉거리며 올라가는 몸과는 반대로 마음만은 아주 시원합니다. 무엇보다도 그렇게도 ‘ 하자... 하자...’ 했던 산행을 근 한 달 만에 하는 것이니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도 생기더군요.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신발엔 아이젠을 차고 배낭을 메고 한동안 오르다 보니 장단지가 당기기 시작합니다. 그러더니 급기야 온 다리에 맥이 ‘탁’ 하고 풀립니다. 물런 숨이 차올라 숨소리도 고르지 못하고 헉헉거림도 점점 심해집니다. ‘이럴 수가... 딱 한 달 산행을 하지 않았다고 이런 증상이 나오다니...’ 그때 알았습니다. 쉬면 힘들어진다는 것을.. 아주 잠깐의 쉼이 산행을 힘들게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믿음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잠깐 피곤해서, 이런 저런 바빠서, 부딪치며 살다 받는 상처 때문에 우리들의 삶과 마음이 성산에 오르는 일을 게으르게 만들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다시 시작해야지... 하면 얼마나 힘이 듭니까? 다시 예전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서는 곱절의 노력이 더 필요하겠지요.
그래도 감사한 것은 그렇게 헉헉 거리며 힘들게 올라갔어도 정상의 아름다움은 여전하다는 것입니다. 거친 숨소리에 묻어나는 정상의 자긍심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이지요. 그리고 더운 물에 끓여먹는 컵 라면의 맛은 이전보다 더욱 맛이 있습니다.
그런데요. 그렇게 다시 만난 산의 기쁨이 아무리 크다 한들 그 기쁨을 주님과 다시 만난 신앙의 기쁨과 비교할 수 있을까요? 힘들어도 산행을 포기 하지 말아야 산이 쉽고 가벼운 산행을 할 수 있는 것처럼 믿음도 이런 저런 일로 게을리 하지 말아야 여전한 평안과 여전한 기쁨, 그리고 변함없는 능력를 확인하며 살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아직은 불어오는 바람이 매서워도 그 속에 봄바람의 냄새가 묻어납니다. 아마 조금만 더 지나면 본격적으로 봄 산을 즐길 계획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봄 산에서 겨울을 봄으로 바꾸시는 하나님의 능력과 은혜가 우리 삶의 겨울도 봄날로 바꾸어 주실 것을 확신하며 또 다른 기대와 설램으로 날마다 기쁨의 노래를 부르는 봄 날로 가득 채워가야 겠습니다.
'기본폴더'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지금 여기에..." (0) | 2014.03.12 |
---|---|
中 '별 그대' 열풍에 미국도 깜짝… 美 워싱턴포스트 1면·인터넷판 헤드라인 보도 (0) | 2014.03.11 |
"초중고생이 밝히는 내가 부모라면 이렇게 할 테야!" (0) | 2014.03.04 |
3·1절 맞아 한국에 온 일본 기독인들 “사죄와 화해, 예수 정신이 가능케 할 것” (0) | 2014.03.03 |
북한의 주요 전투기와 폭격기, 어디에 배치되어 있나 살펴봤더니… (0) | 2014.0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