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016년 2월15일에 캄보디아 국가재건공로훈장을 받았다. 등급은 ‘메다이미어’인데 번역하면 금장이라고 할까. 어쨌든 꽤 긴 이름의 훈장이다. 불교국가가 기독교 선교사에게 훈장을 준 사연은 이렇다. 캄보디아에선 ‘외국인을 3년 동안 지켜본다’는 말이 있다. 진정성에 대한 문제인데, 나는 복음의 접촉점으로 시골에서 우물을 파왔다. 대부분의 학교가 절 안에 있고 보통 100명에서 600명의 학생들이 다닌다. 이들에게 복음이 전해지면 부모들에게도 전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시작된 우물파기는 아이들에게 굉장히 중요하다. 6개월 우기에는 웅덩이 빗물을 사용하지만, 건기에는 물이 없어 화장실조차 가질 못한다. 특히 여학생들의 고통이 심하다.
우물은 반드시 70m 깊이로 뚫었다. 그래야 물이 마르지 않는다. 7년(84개월)동안 한 달에 한 개 이상 104개를 뚫었다. 훈장공적조서를 보게 됐는데 내 행적과 학교별로 우물깊이, 설치된 물탱크 등 부대시설과 사용인원 등이 상세히 기록돼 있었다. 나의 행동을 누군가 상부에 보고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물이 완성되면 전교생이 모여 감사예배를 드린다. 장소가 절이지만 큰 문제는 없었다. 왜냐하면 교장과 선생님들, 경찰관들과 지역지도자 모두가 학부모였기 때문이다. 큰 확성기를 사용해 복음을 전하고 예수님이야기 소책자를 나눠준다. 그리고 마지막 순서에 영접기도를 하게 되는데, 기도는 나를 따라서 소리를 내어 하므로 어떤 아이들은 입도 떼지 못하지만 그보다 많은 아이들이 순수하게 예수님을 영접한다. 예수님은 ‘어린 아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용납하고 금하지 말라 하나님의 나라가 이런 자의 것이니라’(눅 18:16)고 하셨다. 아이들은 순수하다. 이때의 고백과 기억이 훗날 그들의 인생을 바꿀 것이다.
이제까지 3만여명이 우물의 혜택을 받았고 복음을 들었는데, 더욱 감사한 일들이 있다. 예배를 드리고 있으면 절 안쪽 여기저기서 승려들이 확성기로 들려오는 복음에 귀 기울이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학교선생님들에게 나눠준 예수님이야기 책자를 가져가는 승려도 있다. 어떤 학교에서는 아예 처음부터 예배에 참석해서 복음을 듣기도 한다. 나는 그 심정을 이해한다. 진리를 찾아 갈등하고 방황하다 회심한 자가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의 경험에서 만들어진 ‘지금 예수를 만나세요. 당신의 인생이 바뀝니다’ 책자를 여유 있게 학교에 남겨놓고 온다. 성경은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고 했는데, 나중에 승려 한 명이라도 책자를 가져가서 그토록 찾던 진리를 만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하나님은 우물파기를 기뻐 받으시고, 지난 7년 동안 한 번도 재정이 마르지 않게 하셨다. 어떤 권사님은 서울에서 간증을 보내주셨는데, 우물파기에 동참하고 86세인 어머니 다리와 허리가 쭉 펴진 사례도 있다. 왜 그런 일이 생길까. 뙤약볕 아래 갈증 가운데 학교까지 걸어 다니는 아이들, 물이 없어 화장실조차 가지 못하던 아이들, 그래서 모두 속앓이를 하는 선교지 어린 영혼들이 감사해서 드리는 통성기도. 하나님은 기도 중에 어떤 기도를 먼저 들으실까. 나는 감사의 기도라고 믿는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그의 선행을 갚아 주시기 때문이다(잠 19:17).
▶[역경의 열매] 김종식 <7> 그들을 가르치라 ‘헵시바’라 하신 말씀으로…순종의 열매 신학생 3명 나와
▶[역경의 열매] 김종식 <6> 기적이 일어나도 도무지 믿지 않는…“네가 만난 예수를 증거하라”
▶[역경의 열매] 김종식 <5> 교회건축에 남은 3천 달러 “그 돈으로 무엇을 할 거니?” 들려오는 성령의 음성
▶[역경의 열매] 김종식 <4> 한국에서 캄보디아까지 하나님의 치유는 계속되고 있다
▶[역경의 열매] 김종식 <3> 선교사 허입을 앞두고 오른쪽 폐, 위장, 대장을 치유하신 하나님 은혜
▶[역경의 열매] 김종식 <2> "아빠, 하나님이 하셨어요" 중국 보낸 딸을 통한 순종훈련…하나님이 책임진다
▶[역경의 열매] 김종식 <1> 절에서 장모님 49재…“하나님의 부르심 체험”
▶뇌수종 걸린 태아, 포기하려는 순간 하나님의 임재하심 체험
정리=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역경의 열매] 김종식 <8> 7년간 104개 학교에 우물 뚫어… 현지 정부서 훈장
완성되면 전교생 모여 감사예배 드려… 인근 승려도 예배 듣거나 전도책 받아가
![[역경의 열매] 김종식 <8> 7년간 104개 학교에 우물 뚫어… 현지 정부서 훈장 기사의 사진](http://image.kmib.co.kr/online_image/2017/0628/201706280004_23110923772488_1.jpg)
캄보디아 동쪽 국경지역 껌뽕뜨로바엑의 한 중학교 학생들에게 영접기도를 하는 모습. 오른쪽 사진은 다른 초등학교에서 복음을 전할 때 찾아온 캄보디아 승려.
'간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역경의 열매] 김종식 <10·끝> 아브라함의 늙은 종처럼 충성하며 사역할 것 (0) | 2017.06.30 |
---|---|
[역경의 열매] 김종식 <9> 인터넷 세상에 ‘복음의 집’ 세워 (0) | 2017.06.29 |
[역경의 열매] 김종식 <7> 여공 대신 신학생으로, 농부에서 동역자로 (0) | 2017.06.27 |
[역경의 열매] 김종식 <6> 8박10일 전도집회… 첫날 1500명 영접기도 받아 (0) | 2017.06.26 |
[역경의 열매] 김종식 <5> 너무 고됐던 첫 교회 건축… 어금니 4개나 빠져 (0) | 2017.06.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