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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요원 없는 산호해수욕장, 걱정되는 이유

열려라 에바다 2011. 10. 30. 07:32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우도의 산호해수욕장에 안전요원이 없다고?


불과 이틀 전, 작은 제주도라 불리는 섬속의 섬 우도를 다녀왔습니다. 이제는 우도의 명성이 너무 알려져 주말이 아닌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이른 아침부터 아주 많은 관광객들이 우도로 몰려들고 있었습니다. 특히 무더운 여름을 맞아 우도에서 꿈같은 휴가를 즐기려는 피서객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제주도 면적에 1%도 채 안 되는 아주 조그마한 섬 우도에는 각기 특색을 가진 해수욕장이 셋이나 있습니다. 이중에서 검은 모래로 유명한 검멀레 해수욕장은 찾는 피서객이 거의 없어 해수욕장의 기능을 상실한지 이미 오래전이고 나머지 두 곳 중, '하고수동 해수욕장' 아주 조용하게 자기만의 피서를 즐기려는 피서객들이 주로 이용하고, 우도팔경중 하나인 서빈백사로 유명한 '산호해수욕장'으로 대부분의 피서객들이 몰리는 형편입니다.

하우목동항을 통해 우도로 밀려드는 피서객들

더욱이 우도의 하고수동 해수욕장은 국토해양부에서 올해 전국의 모든 해수욕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수질검사에서 가장 깨끗한 해수욕장으로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도 하고수동해수욕장은 한산한 반면, 피서객들이 산호해수욕장으로 몰리는 까닭은 우리나라의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홍조단괴(紅藻團塊)로 이루어져 있어, 그로 인한 눈부신 에메랄드빛 물빛이 외국의 유명 휴양지를 연상케 하는 독특한 매력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국에서 가장 깨끗한 수질을 갖고 있는 우도 '하고수동 해수욕장' 한산한 모습

해수욕장 백사장 전체에 깔려있는 홍조단괴는 이미 2004년 4월에 천연기념물 제438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으며 영화 '시월애'에서 전지현이 이정재를 기다리는 장면이 촬영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해피선데이 1박2일' 팀이 이곳에 다녀가면서 모르는 사람들이 없을 정도로 명소가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면서 피서객들이 몰려드는 최고의 해변으로 각광 받고 있지만 이곳에는 남들이 생각 못하는 단점들이 숨어 있습니다. 물론 이런 점이 해수욕장의 아담하고 아기자기한 멋을 내고 있다고는 하지만, 해변의 길이가 유난히 짧은데다 바닷물이 치고 들어오는 밀물 때는 일광욕을 즐기는 백사장의 폭 또한 급격하게 줄어듭니다. 또한 백사장에서 조금 깊은 곳으로 나가면 수십이 급격하게 2~3m로 깊어져 어린이들과 수영을 못하는 피서객들이 위험에 처하기도 합니다.

산호해수욕장

산호해수욕장


이렇게 피서객들이 몰려들어 연일 북새통을 이루고 있고, 해수욕장의 특성상 물놀이 안전사고가 발생할 여지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곳에서는 해수욕장 피서객의 안전을 담당하는 요원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다른 해수욕장처럼 그리 넓지 않은 공간의 해수욕장이기에 아주 쉽게 안전요원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백사장과 잔디밭을 자세히 살펴봐도 단 한명의 안전요원도 발견할 수가 없었습니다.

왜 이럴까요. 국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수욕장, 가장 깨끗한 수질을 간직하고 있고, 피서객들이 연일 발 디딜 틈 없이 찾아드는 우도의 산호해수욕장에 단 한명의 안전요원도 찾아볼 수 없다니요. 이는 산호해수욕장이 명칭은 어엿한 해수욕장이긴 하나, 지자체에서 정식으로 관리, 운영하고 있는 해수욕장에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산호해수욕장

산호해수욕장

제주도에는 우도의 세 곳을 포함하여 모두 22곳의 해수욕장이 있지만, 제주도 지자체에서 관리운영하고 있는 해수욕장은 이 중에 12곳에 불과합니다. 이를 두고 지정해수욕장이라고 부르는데, 지정해수욕장은 제주시 관내에 7곳, 서귀포시 관내에 5곳입니다. 지자체는 지정해수욕장 12곳에 해양경찰과 연계를 하여 수상안전 교육을 받은 해양경찰과 민간요원 등을 각 해수욕장 실정에 맞춰 적당한 이원을 파견하는 것입니다.


안전요원이 파견되지 않은 나머지 10곳의 해수욕장에는 사실상 많은 피서객들이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안전요원을 파견해야 할 명분이 없지만, 우도의 산호해수욕장 만큼은 상황이 다릅니다. 여름 내내 피서객들이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이런 피서객들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당연히 불어나는 피서객만큼 물놀이 안전사고의 가능성도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정해수욕장에 대한 지자체의 판단 기준이 어찌 되는지 자세히는 모르겠으나, 제주를 찾는 피서객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인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