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인의 부부 갈등 극복하는 방법
아내와 별거 아닌 별거를 하고 있어요
# A장로 내외는 교회에서 금슬이 좋기로 소문난 부부다. 교회에서 합심해서 충성봉사하는 것은 물론 궂은 일도 자신의 일처럼 도맡아 한다. A장로의 아내도 교회 일이라면 남들보다 앞장서서 모범이 되는 사람이다. 교인들이 모임을 가질 때도 A장로 내외는 자신의 집을 모임 장소로 선뜻 공개하며 아내는 그런 교인들을 맞을 때 정말 싹싹하고 친절하게 대하며 자신의 집에 오는 것을 대환영하는 사람이다.
다른 교인들에게는 정말 좋은 평가를 받는 부부이지만 A장로는 남모를 고민이 하나 있다. 10여년 동안 아내와 별거 아닌 별거를 해왔다. 아내가 A장로와의 잠자리를 한사코 거부해서 결국 각방을 쓰며 살고 있는 것이다. 아내는 잠자리를 피하는 것뿐만 아니라 깊이 있는 대화도 하지 않으려 한다. 뭔가 물어보고 얘기하려고 하면 돌아오는 것은 아내의 싸늘한 단답형 대답뿐이다. 이유가 뭘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A장로는 자신의 잘못을 도저히 생각해 낼 수가 없다. 지금까지 교육자로서 경제적인 능력도 그렇게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 자녀들 키우는 데 아버지로서의 책임도 다했다. 술·담배를 일절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외도도 한 적이 없다.
이런 고민을 다른 사람에게 털어 놓고 싶을 때도 있다. 때로는 부부 상담을 통해 관계를 개선해보고도 싶었다. 그러나 아내는 ‘부부 문제는 다른 사람이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다’며 부부상담마저도 거부한다. 남편으로서 큰 실수를 한 적이 없는 자신을 멀리하는 아내, 게다가 부부상담마저도 하지 않고 늘 보이지 않는 선을 긋고 있는 아내가 A장로는 너무도 원망스러울 뿐이다.
이유없이 만사가 귀찮고 우울해요
# 30대의 B집사는 요즘 마음속의 우울함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힘들기만 하다. 한마디로 말해 만사가 귀찮고 싫다. 외롭고 슬퍼 잠도 안 오고 식욕은 떨어지고 매사에 의욕이 없다. 오늘은 알 수 없는 슬픔이 가슴속에 몰려와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그렇다고 남편이 비가정적이고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남편은 가정에 충실한 변호사다. 매주 토요일이면 법원 일을 마무리하고 가족들과 보내기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다. 아이들도 건강하고 학교생활을 무리없이 잘 소화하고 있다. 한마디로 남부러울 게 없는 집안인 것이다.
부인도 자기가 환경적으로는 우울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한다. 그런데 마음은 슬프고 외롭다. 특히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리는 날은 그런 감정이 봇물 터지듯 밀려온다. 이런 마음이 남편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남편이 무슨 말을 걸어도, 어디를 가자고 해도 매사에 재미가 없고 흥미가 나지 않아 시큰둥하게 반응하게 된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할까.
부부관계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부부간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화라고 말한다. 두 가지 사례에 대해 라브리위기가정회복센터의 전혜련 소장과 가족관계연구소 정동섭 소장은 다음과 같이 답변한다.
아내가 마음의 문을 닫은 이유를 생각해보라
먼저 전혜련 소장의 진단이다.
“첫번째 사례의 경우 A장로님이 교육자이고, 실수를 안했다고 하지만 몇 가지 맥락에서 볼 때 문제가 엿보인다. 장로님이 자신은 옳고 아내에게 문제가 있다는 자기 의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교육자이자 교회에서 장로라면 업무 중심적, 타인 중심적 성향을 갖는 경우가 많고 가정에서는 가부장적 권위주의로 군림하는 자세를 갖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사회와 교회에서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로 가정에 들어오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혹시 A장로님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아내를 무시하거나 함부로 대한 적은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아내가 마음을 닫게 된 동기가 무엇인지 치밀하게 살펴봐야 한다는 뜻이다.
부부간의 잠자리의 경우 여성은 마음의 문이 열려야 가능하다. 정서적 친밀감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되는 육체관계는 여자에겐 아무것도 아니다. 남편은 정서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육체적 친밀감인 성적 접근을 시도한다. 그러면 대부분의 여성이 짜증을 내고 거절을 하는데 이렇게 되면 남자는 자존심이 상하고 부부간의 가장 중요한 문제를 거절하는 아내에 대해 분노를 느끼게 된다. 이게 반복되면 부부관계가 더욱 악화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내가 마음을 열고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내가 속내를 털어 놓고 대화하지 않으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내향적이고, 상담에 전문적 식견이 있는 목사님이 그 집을 심방해서 ‘장로님과 권사님이 안 좋은 거 같은 느낌이 생기는데 무슨 문제가 있나요?’라는 식으로 우연히 알게 되는 방식으로 접근하거나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서로간에 마음 속에 생긴 앙금을 털어버리는 대화를 해야 한다. 속내를 열게 되면 그동안 발견할 수 없었던 진실이 나온다. 그렇게 되면 화해가 이뤄질 수 있다.
솔직한 대화를 통해 서로의 욕구를 알자
두 번째 사례는 여성의 나이 30대라면 자아의 정체성을 찾고 싶은 때라서 발생하는 문제로 보인다. 경제적 안정을 갖게 되고 결혼을 해서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라면 ‘내가 왜 결혼했지’라며 회의하는 시간을 경험하게 된다. 고민하면서 자신의 필요가 채워지지 않았다고 느낄 때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 자신 안의 필요가 충족이 되지 않으니 우울해지고 식욕감퇴, 무력증, 권태가 오기도 한다. 남편은 그런 여자의 속 마음은 모르고 ‘왜 이러는 거야, 결혼 초에는 안 그랬잖아’라며 면박을 주기도 한다. 남자의 시각으로는 괜찮던 여자가 이상해졌다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부부간에도 말할 수 없는 수치감이 있다. 여자는 이 남자가 내 말을 잘 들어줄까라는 두려움 때문에 자신의 욕구와 필요를 말하지 못한다. 말을 안하면 남자는 그것을 모르게 되고 여자의 욕구 불만은 더욱 커져서 갈등이 생긴다. 비오는 날에는 우울증은 더욱 심해진다. 옛날이 자꾸 그리워지고 결혼하기 전에 만났던 좋은 사람과의 추억이 떠오른다. 이런 부부는 서로가 서로의 필요를 솔직하게 얘기하고 양자가 만족할 수 있는 대화기술을 익히고 실천하는 게 도움이 된다.
어떤 남편은 드라이브하는 걸 즐긴다, 여자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앉아서 편하게 식사를 하고 대화하는 것을 즐긴다. 그런데 남자는 드라이브하다가 배가 고프면 아무 데나 가서 밥을 먹고 다시 나와 액셀레이터를 밟는다. 처음에는 자신의 욕구를 참던 여자들은 계속 불만이 쌓이게 된다.
부부관계의 문제는 거의 90%가 대화의 문제다. 양자간에 서로의 필요가 있는데, 하나가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똑같이 만족시키는 법을 알려면 반드시 서로의 욕구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는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정동섭 소장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정서적 친밀감 회복에 노력하라
“대화는 부부관계의 혈관과도 같은 것이다. 첫 번째 부부관계의 경우 동맥경화에 걸려서 대화가 사실상 일상적인 대화밖에 안하는 경우일 듯하다. 밥 먹으세요, 나, 나갔다 올게 등 부부간의 대화가 일상적 대화에서 끝나면 생각과 감정을 나누는 대화, 친목대화의 단계로 나가지 못한다. 친밀감을 형성하는 대화를 하지 않고 삶을 나누고 희노애락을 나누는 대화를 하지 않으면 부부관계는 금방 정서적 이혼상태에 이르게 된다. 그 두 부부들이 대외적으로는 멋있다고 해도 말이다.
정서적 친밀감은 성적 친밀감으로 이어진다. 정서적 친밀감 없이 성적 친밀감은 불가능하다. 정서적 친밀감 없이 성적 친밀감만 시도해서 이뤄진 친밀감은 사이비 친밀감이다.
‘부부간의 문제는 다른 부부하고 상의하면 안 된다, 프라이버시에 속하는 영역이다’는 잘못된 생각이 사람들에게 있다 보니 상담 자체의 필요성을 부인하기도 한다. 그러나 첫 번째 부부의 경우 제 3자, 전문가를 통해서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주말 부부향상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있는데 그러한 곳에 첫발을 디디는 것이 치유의 출발점이 된다. 그런 장소에는 자신들뿐만 아니라 다른 문제를 갖고 온 여러 부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부부들을 보면서 체면 때문에 숨겼던 문제들을 하나둘 털어 놓게 되는 것이다. 장로님이 도박 중독자가 된 사람도 본 적이 있다. 모든 문제는 속내를 털어 놓고 해결하려고 할 때 바뀌게 된다.
정죄하지 말고 내적치유에 함께 힘쓰자
두 번째 케이스의 여 집사는 우울증이다. 이것이 심해지면 만성우울증으로 간다. 매사에 의욕이 없고, 잠도 안 온다. 이에 대한 책임이 남편에게도 있을 수 있다. 일에 빠져 아내가 방치돼 있든지, 아내의 말을 들어주지 않든지, 그런 것에 의해 여성의 우울증이 촉발될 수 있다.
우울증은 아내가 어릴 때 받은 상처, 외상이 치유되지 않아서 생길 수도 있다. 이런 경우 남편이 특별히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여성이 우울해진다. 이럴 때는 내적치유가 필요하다. 남편이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아내의 얘기를 정죄하지 않고, 들어주고, 맞장구를 쳐줘야 한다. 아내의 마음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대화기술이 아내의 우울증 치유에 도움이 된다. 부부관계 치유에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책으로는 <우울증 이렇게 치유할 수 있다>(아치골드하트, 요단출판사), <닭살 커플은 대화가 다르다>(조나단 로빈스, 팝콘북스)가 있다.”
가장 가까우면서도 먼 부부관계, 평생의 반려자와 즐겁고 행복한 관계를 맺는 것은 모든 관계의 기본이 된다. 남편은 아내가 ‘당신 최고야’라며 인정할 때 활력 있는 인생을 산다. 아내는 남편이 ‘여보, 사랑해’라고 표현할 때 말할 수 없는 행복감에 빠진다. 가정의 달 5월에 정서적 별거 또는 이혼 단계를 극복하는 부부가 돼 보자.
/출처ⓒ† : http://cafe.daum.net/cgs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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