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말씀

폴리갑의 순교

열려라 에바다 2022. 8. 4. 08:26

서머나교회가 빌로메리움((Philomelium)에 있는 교회에 보낸 폴리갑의 순교사화(Martyrdom of Polycarp)는 신약 성경 밖에서 쓰여진 가장 오래된 순교사화이다. 폴리갑의 순교사화는 그의 순교 직후 명백하게 직접 목격한 사람들에 의해 쓰여졌는데, 이 거룩한 주님의 종이 받은 박해와 체포, 심문, 처형 과정을 자세하게 기록했다.

 

2세기 중엽, 당시 최대의 시험은 황제 제의(祭儀)를 거부하는 것이었다. 주후 155년 경 서머나에 순교의 태풍이 불어 닥치기 시작했다.

당시 사람들은 로마 황제를 위하여 한 줌의 향을 피우고, 가이사를 신인(神人)처럼 반드시 주님(Lord)으로 부르도록 강요받았다.

로마인들은 종교의 본질적 기능이 제국의 이익에 봉사하고 국가와 황제의 안녕을 기원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황제숭배 거부는 곧 제국에 대한 반역으로 간주되었고, 사형에 처해야 하는 중범죄였다.

특히 안토니우스 피우스(AD 138~161)가 통치했을 때 변증가였던 유스티누스의 증언에 의하면,

어떤 이들은 단순하게 그리스도를 믿는다고 고백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즉석에서 처형을 당하기도 했다.

 

당시에 일단의 그리스도인들은 ‘이 세상에서의 고통을 피하기 위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피난처를 구한다.’는 믿음과 소망으로 관원들의 고문을 이겨냈다. 그들 중에 젊은 청년 성도였던 게르마니쿠스(Germanicus)의 순교 이야기가 폴리갑의 순교와 연결되어 전해진다.

 

게르마니쿠스가 처형장에 섰을 때,  재판관이 그의 젊음을 아깝게 생각하여 고문당하고 죽지 말고 마음을 바꾸라고 권면하였다.

이때 그는 대답하기를 ‘로마제국의 잔악한 통치아래 사는 것보다 하나님의 나라에서 평안하게 사는 것이 더욱 아름답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는 자기를 삼키려는 짐승들을 향하여 외쳤다. “어서 오너라. 어서 와서 나를 먹어라.”

그의 용기 있는 모습을 본 구경꾼들은 분노하였고, 재판관을 향하여 외쳤다.

 “무신론자들을 죽여라!” “폴리갑을 체포하라!” 기독교를 증오하는 사람들은 일제히 폴리갑의 처형을 요구하고 나섰다.

당시 황제를 신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무신론이었다.

 

저들이 폴리갑의 처형을 요구한 것은 그리스도인들이 폴리갑의 영향을 받아 담대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서머나교회에 혹심한 박해가 몰아닥쳤고, 게르마니쿠스를 비롯한 순교자들의 소식을 전해들은 폴리갑은 도시에 남아 있기를 원했으나

다수의 만류로 인하여 몇몇 동행인과 함께 가까운 농가로 피신하여 기도하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수색대원들이 두 명의 노예 소년들을 체포해 고문함으로 소년의 실토를 받아냈다.

 

폴리갑은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이다.”라고 하며 도피를 거절했다.

추적자들이 폴리갑을 찾아왔을 때 폴리갑은 그들을 위해 식탁을 준비하게 하고, 그들에게 원하는 대로 먹으라고 권했다.

그리고 차분하게 한 시간만 기도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들이 허락했으므로 그는 서서 기도했는데, 은혜와 성령이 충만하여 두 시간 동안 기도를 멈출 수가 없었다.

몇몇 사람들은 그렇게 경건한 노인을 잡으러 왔다는 것을 후회했다.

 

이윽고 떠날 시간이 되었으므로 그들은 폴리갑을 데려갔다.

그날은 큰 안식일이었으므로 폴리갑을 맞은 경찰지휘관 헤롯과 그의 부친 니세테스(Nicetes)는 폴리갑을 자기 마차에 태운 뒤 자리에 앉으라고 권하면서 “가이사(Caesar)가 주(主)다. 그에게 향을 피우고 자신을 구하는 것이 도대체 무슨 해가 있느냐?” 하면서 폴리갑을 설득하기 위한 노력을 다했다.

폴리갑이 “나는 당신들의 제의를 따르지 않을 것이다.”라고 대답하자 그들은 위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폴리갑이 마차에서 내릴 때 그를 급하게 말에서 내려뜨려 타박상을 입혔다.

그러나 폴리갑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길을 재촉했고, 마침내 소란스런 경기장으로 인도되었다.

 

폴리갑이 앞으로 나아가자 지방 총독은 그에게 폴리갑이냐고 물었고, 그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총독은 그에게 그리스도를 부인하라고 권하면서 “군중들을 향하여 -가이사를 수호신으로 맹세하라. 회개하라. 무신론자들은 없어져 버려라.-라고 외치라.”고 요구했다.

폴리갑은 엄숙하게 경기장에 모인 이교도들을 향해 “무신론자들은 없어져 버려라.” 하고 외쳤다. 

 

총독은 다시한번 그에게 “그리스도를 욕하라.”고 요구했다.

폴리갑은 “나는 86년 동안 나는 그분의 종이었습니다. 그 동안 그분은 나에게 한번도 섭섭하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내가 어떻게 나를 구원하신 왕을 모독할 수 있겠습니까?” 총독은 한 번 더 “가이사 앞에 충성을 맹세하라.”고 했다.

폴리갑은 “나는 그리스도인입니다. 이제 여러분들이 기독교의 교리를 배우기를 원한다면 시간을 정하여 나에게 들으십시오.” 라고 대답했다.

총독이 이어 말했다.

“나는 야수들을 가지고 있다. 그대가 마음을 바꾸지 않는다면 그것들에게 당신을 던질 것이다.”

폴리갑이 대답했다. “야수들을 부르십시오. 좋은 것에서 악한 것으로 돌아가는 것은 우리에게 있어서 불가능한 변화입니다.

그러나 악으로부터 의(義)로 변화되는 것은 고귀한 것입니다.”

“네가 야수들을 무시하니 나는 너를 불태울 것이다.”

“당신은 오직 잠깐 태우고 잠시 후에 소멸되는 불로 나를 위협합니다.

그런데 당신은 악한 죄인들을 위하여 예비된 다가오는 심판과 영원한 형벌의 불을 모르고 있습니다. 당신이 원하는 것을 하십시오.”

      

폴리갑은 용기와 기쁨이 넘쳤고, 은혜로 충만했다.

놀란 총독은 전령을 경기장 한복판으로 보내어 “폴리갑은 자신이 기독교인이라고 고백했다.” 고 선포하게 했고

유대인들과 이방인들은 “이 사람이 바로 많은 사람들에게 가이사에게 희생이나 예배를 드리지 못하도록 가르친 아시아의 선생, 기독교인들의 아버지, 우리 신들의 파괴자다!”라고 외치며 총독에게 사자를 풀어놓으라고 외쳤다.

그리고 일제히 폴리갑을 산 채로 불태워야 한다고 소리쳤다. 군중들은 여러 곳에서 장작과 밀짚을 모아왔고, 장작단이 마련되었다.

“내가 믿는 내 신은 나를 불의 고통에서 피하도록 방치하지 않고 지켜 주실 테니 발을 고정할 것 없다.”는 폴리갑은

못 박히지 않고 두 손을 말뚝 뒤로 묶인 채 기도하였다.

 

“오, 전능하신 주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시여! 당신 앞에서 살고 있는 의인들의 하나님, 주권자이신 하나님,

 제가 이 순교의 순간을 가질 수 있을 만큼 당신께서 저를 가치있는 사람으로 보셔서

당신의 순교자들과 함께 그리스도의 고난의 잔을 함께 나눌 수 있게 된 것을 감사합니다.

당신은 오늘 이 시간 나로 하여금 성령 안에서 영과 육의 영생과 부활로 순교자들의 수에 포함되는 영광을 주셨습니다.

당신의 소중한 아들을 통하여 참으로 모든 일에 대해서 나는 당신을 찬양합니다.

나는 당신에게 영광을 돌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