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두개인
예수시대의 바리새인들과 쌍두마차를 이루는 그룹이 있었으니 그들은 바로 사두개인이다. 신약성경에는 바리새인들이 더 많이 등장하고, 더 욕을 먹지만, 사실상 정치·경제·사회·종교적으로 더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그룹은 사두개인들이었다. 사회적 신분으로만 봐도 그들은 로마제국의 힘을 등에 입은 귀족계층의 사람들이었고, 부자들이었다.
그들이 더 큰 영향력을 가졌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그들이 예루살렘 성전을 주 무대로 활동하던 이들이기 때문이다. 성전은 유대인들의 삶과 신앙의 심장이었다. 이곳에서 사두개인들은 성전체제를 형성하고 권력을 행사하였기에 그들은 어마어마한 힘을 가진 존재가 될 수밖에 없었다. 잠깐만! 성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이들은 대제사장과 제사장 아니던가? 그렇다. 눈치 빠른 이들은 알아차렸겠지만, 대제사장과 제사장들은 사두개인들이었다. 성경에 등장하는 유명한 사두개인 제사장은 가야바(Caiaphas)와 안나스(Annas)가 있다(눅 3:2; 행 4:6).
사두개인들에게 있어서 성전은 자신들의 힘의 기반일 뿐만 아니라, 희생제사를 통해서 하나님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신앙의 중심이기도 했다. 따라서, 그들에게 성전은 아무도 침범할 수 없는 신성불가침의 영역이었다. 그들의 이러한 신성불가침의 영역에 도전한 이들이 있었으니, 그들이 바로 예수와 제자들이다.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여기에(성전)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아 있지 않고, 다 무너질 것이다.”(마 24:2). 예수는 성전을 무너뜨리고 사흘 만에 짓는다고 말하지 않으시던가! 성전정치가들의 권력을 유지하는 도태가 되는 짭짤한 비즈니스를 예수가 상과 의자를 뒤엎음으로 방해하지 않으시던가!(막 11:15~19) 게다가 예수의 제자들은 성전에서 예수의 이름으로 이적을 베풀고 사람들에게 예수의 복음 선포한다(행 5:12~40), 사두개인들의 입장에서는 성전체제를 위협하는 이들이 얼마나 불경했을까?
예수는 사두개인 권력자들로부터 미움을 받고 결국엔 죽음을 맞이한다. 어찌 보면 예수에 대한 핍박과 죽음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이들이 바로 대제사장 사두개인들이었다!(모든 유대인이 아니다!) 로마제국과 결탁하여 그들의 승인 아래 무자비한 권력을 행사했던 사두개인. 종교를 빙자하여 자신들의 기득권을 누렸던 사두개인. 종교 권력을 이용해 생명을 살리기보다는 궁지로 몰아넣었던 사두개인. 슬프게도 우리는 그런 사두개인의 모습을 오늘날에도 자주 마주한다.
'기본폴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사참배거부운동 (0) | 2023.03.03 |
---|---|
죠나단 에드워즈의 성령에 대한 이해 (0) | 2023.03.03 |
성도, 신도, 신자, 믿는자 (0) | 2023.03.02 |
자유한 종으로 (0) | 2023.03.02 |
시간의 양, 시간의 질 (0) | 2023.03.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