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간 인격적으로 바라보세요"
-이혼상담 사유2위 「대화단절」푸는 요령…명령·지시는 갈등 불러-
『배우자와 화해하기를 원하십니까. 상대방을 인격적으로 바라보세요』
부부간에 말은 많이 하는데도 어쩐지 마음이 어긋나고 삐걱거릴 때, 배우자와 아예 침묵으로 지낼 때 부부관계에는 경보가 울리기 시작한다.
가정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서는 부부의 대화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정작 대화법을 알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부부들이 적잖다.
최근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집계한 96년 한해의 이혼상담을 이유별로 분석한 결과에서도 부부간의 「대화단절」이 중요한 사유로 떠올랐다.
곽배희 가정법률상담소 부소장에 따르면 이혼상담 4,462건중 37.2%가 결혼을 유지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제6호 사유)로 갈등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6호 사유를 조목조목 나눠보면 「대화단절」이 「경제적 갈등」 다음으로 많이 꼽혔다.
배우자와의 대화문제가 이렇게 이혼으로까지 몰고가는 데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다.
일단 침묵을 미덕으로 치는 유교문화가 곳곳에 배어 있는 우리네 사회풍토가 「말많은 남편」을 썩 좋지않게 바라보기 때문이다.
부부간의 대화를 순조롭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오는 3월1일 부부대화 등을 포함한 부부행복만들기 세미나를 준비중인 심상권 상담문화원장은 부부 대화가 잘 풀리려면 남편이 아내를 「인격적인」 존재로 대하는 태도변화가 앞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 특유의 문제이긴 하지만 남편이 아내를 어떤 존재로 보느냐에 따라 대화의 방향이 좌우됩니다. 아내를 비인격적으로 대할 때 명령, 지시 등 대화 아닌 대화로 일관하게 됩니다. 아내를 인격적으로 대하지만 열등하다고 생각한다면 한단계 발전, 설득과 자문의 형태로 대화를 하지요. 이것도 바람직한 유형이 아닙니다』
아내를 인격적으로 대할 때 비로소 평등한 관계에서 참된 대화가 시작된다는 얘기다. 제대로된 대화의 길이 열리면 부부갈등이 한결 가벼워지고 새로운 부부관계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결국 남편과 아내 모두 자신에게 자긍심을 부여할 때 서로에게 인격적이며 깊이있는 대화로 마음을 전할 수 있다.
이같은 부부대화의 기초를 다지지 않을 경우 대화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말을 많이 하면서 오히려 갈등만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를 덧붙인다.
한편 상담문화연구원의 부부행복만들기 세미나는 「부부애를 위한 새로운 대화의 열쇠」 「부부애의 새로운 행복조건」 「부부간의 자긍심 높이기」 등을 내용으로 3월1일 오전 10시∼오후 4시30분 서울 광림교회 웨슬리관에서 열린다. (02)549_5909
<이구경기자>
【인터뷰】 ‘올해의 아버지상’수상자 김영식씨
『지난 92년 작고하신 아버님께서는 열차기관사셨지요. 여름철이면 저희 여섯형제를 냇가로 데려가 고기잡는 법을 가르쳐 주셨고 겨울이면 썰매를 만들어 주셨지요. 새벽이면 언제나 누구보다 먼저 일어나셔서 마을 앞길을 쓰셨습니다. 옛 아버님들의 성실한 모습을 닮으려 노력중입니다』
1일 제6회 아버지의 날을 맞아 「좋은 아버지가 되려는 사람들의 모임」(회장 羅源亨)이 「올해의 아버지상」 수상자로 선정한 김영식(37·서울 양천구 목동)씨는 딸 승헌(10)과 아들 성대(8)를 둔 남매의 아버지.
아이들과 함께 구슬치기·자치기를 하고 신세대가수 「양파」의 노래도 함께 배운다. 김씨는 또 목동 월촌초등학교 앞에 위치한 「다물 어린이서점」의 사장이며 어린이들과 함께 야외로 나가 자연생태계를 가르치는 「자연학교」의 교장이기도 하다.
ROTC장교 출신으로 전방부대의 중대장생활을 하던 그가 대위로 예편한 것은 지난 92년. 1년마다 이사를 가야하는 군생활이 아이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까봐 걱정됐기 때문이다.
『요즘 아버지들은 평소엔 아이들과 한마디 대화도 않다가 아이들 생일이나 어린이 날이면 수십만원어치의 선물을 하고 고급자가용에 태워 비싼 놀이공원에 데려가죠. 이 사회를 망치는 금전만능주의가 이런 식의 가정교육 에서 기인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개량식 한복을 입고 밀집모자를 쓴 채 동네 뒷산에서 아이들과 함께 여치집을 만드는 김씨에게 승헌이와 성대가 매긴 점수는 100점. 김씨는 『아이들이 자신의 행동에 책임감을 가질수 있도록 가끔씩 체벌을 하기도 한다』며 『어려운 가정형편을 이해해 용돈을 조금만 달라는 승헌·성대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상연기자>
【포항교육청】 가출 연령 갈수록 낮아져
포항지역 중학생들의 가출이 고교생보다 많고 여학생들의 가출이 남학생보다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교육청은 지난 1년간 관내 중·고교생 중퇴사유를 점검한 결과 가출로 인한 중퇴생은 모두 48명이라고 4일 밝혔다.
이중 중학생이 41명으로 고교생(7명)보다 훨씬 많아 가출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음을 반영했다.
특히 가출 중학생중 여중생이 23명으로 남중생 18명보다 많았으며 고교생도 남학생은 전혀 없는 반면 여학생만 7명으로 집계돼 전반적으로 중·고교 여학생들의 가출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청 관계자는 『이들 가출학생들은 부모이혼 등으로 정상적인 가정교육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학교교육에 적응하지 못해 가출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백승목기자>
<우리가족오순도순>자녀와의 대화,다양한 화제.밝은분위기로
가족이 함께 어울리는 시간이 많아 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부모와 자녀와의 대화는 부족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특히 아버지와 자녀와의 대화는 더욱 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편이다. 최근 日本수상실은 가정이 청소년의 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기본취지에서「청소년과 가정환경」에 대한 국제조사를 실시한바 있었다.그 결과에 따르면「자녀와 부모와의 대화」부분에서 한국은 조사 대상 6개국 가운데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비단 국제조사에서 뿐만 아니라 서울시내 고교생(2백73명)대상 설문조사에서도 아버지와 자녀와의 대화는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응답 학생들의 대부분(78%)이 주 1~2회 30분 이내의 형식적인 대화만이 고작이라고 대답했다.(Y WCA 조사) 단국대 김도수교수(특수교육학과)는『아버지는 아버지 대로 가정 밖에서 직업 활동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는데 또 가정 안에서 아버지로서의 적극적인 역할을 감당 한다는 것은 힘겨운 일임에 틀림없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자녀를 위한 가정교육의중요성을 생각할때 그 책임을 피할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교수는『지금까지 자연적이고 무의식적인 것으로 간주해 왔던 가정교육을 이제는 의도적이고 적극적인 가정교육 형태로 바꾸어야할것』이라며 그 가장 기본적인 것이 부모와 자녀와의 대화라고 했다. 정신과 전문의인 김종호교수(이화여대)는『대화란 너무 어려운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잘못』이라며『대화란 글자 그대로 말을 주고 받는 것』이라고 했다.지금까지 부모의 대화란 자녀들에대한 일방적인 명령이나 훈시가 고작이었다.즉『시험 잘 봤느냐』『나쁜 친구들과 어울리지 마라』등이 거의 전부였다. 김교수는 이것은 대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제대로 된 대화란 서로간에 異見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김교수는『이 이견을 서로의 대화로 설명하고 합의점을 찾아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또 이러한 대화엔 반드시 부모와 자녀간에 양보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양쪽이 경 우에 따라 고통을 참아야 한다.그러나 보통 우리의 가정은 대부분 모든것을부모의 권위로 자녀들의 양보와 고통만을 요구해 왔는데 이러한 경우는 대화가 성립되지 않는 것이다.김교수는『자녀의 주장이 명백한 잘못이 아닌 이상은 그들의 의견 을 꺾지 말아야 한다』고말한다.그럴 경우 자녀도 부모의 양보를 이해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앞으로는 훨씬 원활하고 부드러운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어쨌든 부모와의 대화와 행동을 통한 모범이 청소년들에게 있어서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케 하는 가장 기본이란 것이 청소년전문가들의 한결같은 결론이다. 〈李揆和기자〉
입력시간 1993/11/21 15:52 KST
ⓒ 중앙일보사 1993
【생활】 아버지·자녀간 대화 하루 1시간이상 18%
-가정법률상담소 조사-
자녀와 하루에 1시간이상 대화를 나누는 아버지는 10명중 2명꼴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버지와 다른 가족간의 관계는 모든 구성원들이 비교적 친밀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21일 「변화하는 사회, 변화하는 아버지」 심포지엄을 갖고 전국의 중·고등·대학생인 자녀 130명, 그러한 자녀를 둔 40∼50대 아버지 130명, 어머니 126명 등 386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 이같이 주장했다.
조사대상자들의 84%는 아버지가 다른 가족과의 관계가 「아주 친밀하다」 또는 「친밀한 편이다」라고 응답했다. 특히 아버지집단에서는 자신들이 가족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응답이 92%에 달했다.
아버지와 자녀들 사이의 대화시간은 30분미만이 42%로 가장 많았고 이어 30분이상 1시간미만이 25%, 1시간이상 18%였으며 전혀 대화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15%나 됐다. 자녀들은 의논상대로 어머니(38.5%)를 가장 많이 꼽은 반면 아버지라는 응답은 4.6%에 불과했다. 가족과는 의논하지 않는다는 대답도 33%나 됐다.
<안치용기자>
1997/06/02 20:09
여고생접대부,유흥주점 일제단속적발 80여명 귀가거부
「여고생 접대부」를 고용한 유흥주점 등에 대한 일제 단속에서 경찰이 찾아낸 1천8백여명의 가출 청소년가운데 80여명이 2일 현재 끝까지 귀가를 거부하고 있어 경찰이 난감해 하고 있다.
경찰의 설득끝에 귀가한 가출청소년의 대부분도 처음에는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완강히 거부한 사실은 한국사회의 청소년문제가 구조적으로 얼마나 심각하며 결코 단편적인 접근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사안임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의 한 유흥주점에서 접대부로 일하다 경찰에 적발된 모여상 2학년 P양(17)은 『죽어도 집이나 학교에는 다시 가고 싶지 않다』며 끝내 부모의 연락처를 밝히지 않았다.
지난해 말 학교친구와 함께 가출한 P양은 『가출하기전까지 집에서는 아버지에게,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에게 맞는 것이 하루 일과였다』며 『지금 돌아가면 그때보다 더 심하게 맞을 것이 뻔한데 어떻게 돌아가느냐』고 반문했다.
지난달 말 서울 강남구 논현동 S주유소에서 일하다 폭력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성모군(15) 등 10대 소년 4명도 경찰에서 한결같이 『집 연락처가 기억이 안 난다』 『부모가 이혼하면서 이사했다』 『부모도 친척도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경찰이 『소년범은 불구속수사가 원칙이나 주거부정이면 도주우려가 있어 구속될 수 있다』고 어르고 협박해도 끝내 부모의 연락처를 밝히지 않아 결국 구속됐다.
한국청소년선도회 柳聖壽(유성수·49)실장은 『회원들이 유흥업소 등에서 찾아낸 청소년들중 절반 이상이 처음에는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거부해 이들을 찾는 것 못지않게 설득하는데도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가출청소년들이 집이나 학교로 돌아가는 것보다는 차라리 구속을 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실장은 『부모나 교사들이 이들을 이해하려고 하기보다는 이들의 행동에 대해 무조건 윽박지르고 체벌하는 것으로 일관하기 때문』이라며 『특히 일부 학교의 경우 가출청소년들이 학교로 돌아가면 공공연히 자퇴를 강요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이나 청소년단체 관계자들은 『일부 학부모들은 가출한 자녀들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으면서도 이들을 집으로 데려오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청소년문제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의 가출청소년 문제는 「잡고 돌려보내는」식으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며 『가정 학교 사회의 범사회적 대책마련 및 포괄적인 프로그램이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두·부형권 기자〉
1997/06/02 08:26
[지구촌 인성교육현장]스웨덴 초등학교에선…
스웨덴의 초등학생들은 매학기가 끝날 무렵 「대화록」이라는 평가서를 받는다. 우리나라의 「학생생활기록부」처럼 선생님들의 일방적인 평가서와는 다르다. 모든 항목이 빈 칸으로 남아 있다.
학생들은 이 평가서에 자신의 학업성취도를 스스로 판단해 기록한다. 학생 스스로 자신의 공부에 대해 책임감을 갖도록 가르치기 위한 것이다.
선생님 역시 같은 양식의 평가서에 선생님의 입장에서 본 학생의 성취도를 적는다. 학생의 자기평가와 선생님의 학생평가에는 물론 일치하는 부분도 있고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학생과 선생님이 각자의 평가서를 들고 1대1로 만나 솔직한 대화를 나눈다.
학생들은 자신의 재능과 자질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게 되고 대화결과는 다음 학기에 그 학생에 대한 중요한 데이터가 된다.
스텐배캬초등학교의 경우 「학생의 능력개발을 위한 대화자료」라는 부제가 붙은 이 대화록이 한 학생의 장래를 이끄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스웨덴어 영어 수학 등 기본과목에서부터 가정 미술 종교 기술에 이르기까지 학생 스스로 자신의 학업성취도를 되돌아보고 이를 솔직히 고백한다.
「과목별 지식정도」는 물론 「스스로 할 수 있는 정도」 「관심도」 등을 스스로 평가해 선생님의 평가와 비교한다. 「책임감」이나 「급우와의 친화력」란도 마련되어 있다.
각 과목에 대한 세부평가가 끝나면 문제점에 대해 해결책을 논의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과 선생님이 보는 자신의 모습이 항상 같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달으며 바른 사회인으로 커가기 위한 원동력으로 삼는다.
〈스톡홀름〓신치영기자〉
1997년 6월 4일(수) 15시 57분 37초 KST |
<사설>대화 막힌 어린이들
정상적인 어린이들 세계는 세가지로 구분된다.학교생활.가정생활.개인생활 속에서 어린이들은 배우고,느끼고,생각하며 자란다.어린이들의 이 세가지 세계가 지금 어떤 형편인지 본사 여론조사팀이 조사했다.결과는 충격적이다.학교생활에서 선생님 과의 대화는전혀 없고,집에 돌아와도 아버지와의 대화가 고작 30분 정도다.이에 비해 TV를 보는 시간은 2시간이 넘는다. 대화하기 가장 싫은 상대가 선생님(52%)이고,아버지(14. 5%)라는 조사결과가 바로 학교와 가정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다.국민학교 4학년만 넘으면 학교와 과외공부에 어린이들은 고달프고 찌든 생활을 하게 된다. 6시간의 학교공부에 1~2시간의 과외공부,여기에 도시.농촌 어린이 가릴 것 없이 가정에서 2시간 이상의 공부를 강요받는다. 그래서 어린이들이 어른들에게 바라는 한결같은 꿈은 「공부를너무 강요하지 마세요」(22.6%)다.「편안하게 하고 싶은 일하게 해주세요」가 같은 수치로 높다. 이러니 학교생활은 점수경쟁을 위한 경쟁장이 될 뿐이고,선생님과의 별다른 대화가 있을 수 없다.집에 돌아온들 아버지와 대화할 겨를이 없다.고작 그들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시간은 TV나컴퓨터와 마주하는 시간 뿐이다.누구와의 대화나 가르침이 없이 일방적인 재미와 폭력게임이 난무하는 전자오락에서 흔들고 울부짖는 랩에 정신을 쏟는다.정상적인 학교교육이 없고, 어린이들의 꿈과 정서를 계발하는 가정교육이 없으며,오직 난잡한 영상매체만이 어린이들의 세계를 차지하는 우상 이 되고 있을 뿐이다. 새로운 교육개혁의 소리가 어느때 없이 드높은 시점에서 어린이날을 맞지만 학교교육과 가정교육이 이렇게 방치된채로는 어떤 교육개혁도 성공할 수 없다.어린이들에게 꿈과 정서,그리고 시민으로서의 도덕성과 질서의식을 키워주는게 학교와 가정 의 교육이라면 이를 위해 먼저 어린이들에게 과중한 공부 부담을 덜어주는 교육개혁이 나와야 한다.그리고 교사와 아버지들이 보다 어린이들곁으로 가까이 다가가 우리의 미래가 어떠해야 할지를 함께 이야기해야 한다.
입력시간 1995/5/6 13:30 KST
ⓒ 중앙일보사 1995
1997년 6월 4일(수) 15시 50분 49초 KST |
출세한 자식보다 행복한 자녀로 키워야 [입시와... 세미나]
곧잘'지옥'이나'전쟁'으로 비유되는 입시. 그 고통의 한가운데 서있는 수험생 가족은 입시위주 교육이 빚는 스트레스의 주범인가,아니면 희생자인가. 살기좋은 사회를 이룩하기 위한 토대로 정신적.육체적으로 건강한'건강가족운동'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중앙일보와 한국건강가족실천운동본부(총재 黃俊植)는 지난 26일'입시와 가족스트레스'를 주제로 4월 월례세미나를 개최했다.
서울 대한출판문화협회 강당에서 열린 이 세미나에서 1백여명의 학부모들은“입시고통을 주는 당국이나 학교를 원망하고 성토하면서 전인교육을 강조하다가도 내자식을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관련제도와 정책을 따라가고 때로는 입시중심교육을 주도해 가기도 하는 이율배반적인 내 모습이 당황스럽다”며 혼란스러운 그들의 입장을 토로했다.
고질적인'입시 스트레스'가'건강가족'에 치명적인 것은 바로 가정의 기초기능인 애정.보호.교육기능을 실종시켜 버리기 때문. 어릴때부터 입시 위주의 생활에 길들여져온 부모들은 자식에게도 같은 생활을 요구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최상전이 돼버린 수험생과 가족간에 서로 스트레스를 주고 받으며'상처난 가정생활'을 영위할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이다.
수험생 가정에서는 가족내의 대화 기회나 단란한 시간을 갖기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TV시청이나 손님초대,심지어 부부의 성생활까지 지장받을 정도. 또한 버릇없거나 이기적인 수험생 자녀에 대한 최소한의 예절교육이나 생활지도등도 입시이후로 보류되거나 아예 포기하기 일쑤다.
그런가하면 부모들의 학업에 대한 과잉기대와 공부압력이 자녀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주고 대화단절을 불러와 청소년비행을 야기시키기도 한다.
파행적으로 운영되는 학교교육이나 족집게과외.총정리과외등 과외열풍의 뒤에는'내자식을 좋은 대학에 보낼수만 있다면 물불 가리지 않겠다'는 부모의 치맛바람이 숨어있다.
최윤진(崔胤眞.중앙대.청소년학)교수는“부모가 자녀나 사회에 주는 입시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면서 부모들의 요구로 고등학교의 특별활동이나 봉사활동시간이 국.영.수등 특정 입시 교과목의 자습시간으로 대체되는가 하면 새로운 인성교육 프로그램이나 현장활동 교육계획이 부모들의 반대에 부닥쳐 시행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려주기도. 3시간에 걸친 이날 세미나에서 ▶학벌중심의 사회▶대학입시의 좁은 문과 획일적 선발제도의 문제점▶자녀를 통해 대리만족을 얻고자 하는 부모의 욕구가 입시 스트레스를 가져오는 주범으로 결론. 특히'부모가 경제적.정신적.육체적으로 혼신을 다해 닦달하고 밀어붙이면 자녀가 출세하고 성공할 것'이라는 착각은 가장 경계해야 할 점으로 인식됐다.
입시위주 교육에서 탈피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대학입학의 개방화와 학령기교육에서 평생교육체제로의 전환이 제안됐는데 참석자들은“이러한 사회체제적인 상황변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우선 부모들이 먼저'출세한 자녀보다 행복한 자녀로 키우겠다'는 발상전환을 해 입시에 초연한 자세를 갖도록 하자”고 입을 모았다.
청소년대화의 광장 박재황(朴在滉)실장도“학교안 경쟁체제에서 상처받은 아이를 가정에서 부모가 감싸주고 안아줘야 입시문제가 가족갈등이나 청소년비행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입력시간 1997/4/28 20:41 KST
ⓒ 중앙일보사 1997
[김병록 TV보기] TV를 끄고 밖으로...그곳엔 가족사랑이 있다
『모른다, 기억이 안난다』로 일관하는 한보 청문회 중계. 혹시나 하 고 오늘도 TV를 켜지만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그 뿐 아니다. 유치하 고도 사치스런 유희를 벌이는 드라마, 10대들이 악악대는 목청에다 알 아듣지도 못할 가사를 주절주절 읊어대는 쇼, 9시 뉴스에서는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동포 모습까지….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럴 때 과감히 TV를 꺼버리면 어떨까. 매일 보는 TV를 하루쯤 보 지않고 다른 일을 한다고 해서 눈에 가시가 돋지는 않을 것이다. 얼핏 생각하기에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지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 시도해 봤더니 보통을 넘어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매일 보던 드라마, 쇼, 뉴스들을 못 본다는 안타까움은 일단 문제 가 아니다. 무엇보다 곤혹스러웠던 것은 TV 소리가 없어져버린 후 정 적이다. 으레 저녁시간이면 켜놓는 TV 소리가 마치 아내나 아이 목소 리처럼 친숙해져 버린 것이다. 귀에 익숙한 탤런트, 앵커, 가수, 아나 운서의 목소리가 없는 정적은 금단증상처럼 초조함을 더했다.
이럴 때도 방법은 있다. 온 가족이 함께 밖으로 나간다. 이제는 밤 공기도 따뜻하니 아이와 아내 손을 잡고 동네를 한바퀴 돌고 온다거나, 가까운 공원이나 놀이터에 나가 그동안 못나눈 대화를 나눈다. 대화 중에 이런 질문도 한번 해보자. 아이에게는 『TV와 아빠중 누가 더 좋 지』라고. 또 아내에게는 『남편이 더 좋은지, TV가 더 좋은지.』 만약 아이가 『아빠보다 TV가 더 좋다』고 대답하면 가정에서 자기 위치에 대 해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아내마저 『남편보다 TV가 더 좋다』고 한 다면 즉시 집에 가서 TV 수상기를 창밖으로 던져 버리는 게 나을 것이.
< 방송비평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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