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블레셋)은 아랍인이 아니다.
아스돗 발굴 현장 : 연단에 지어진 동서쪽에 위치한 넓은 벽돌 벽을 노출했다. 북쪽에서 이 벽은 길쭉한 방을 둘러싸고있는 북쪽에서 다른 벽으로 접근했다. 방은 궁전 지하층에 보관 용으로 사용 된 것 같다. 방은 연단 위에 지어진 1.2m 두께의 진흙 벽으로 만들어졌다. 4 개의 방의 벽은 완전히 발굴되어 화재로 파괴 된 것으로 발견되었다.(출처 Israel antiquities authority)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가뜩이나 평화롭지않던 지구촌에
예고없던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온 세계가 또다시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마르틴 루터는 사람에 대해
"선(das Gute)과 악(das Böse)의 모순 속에 있는 존재(Mensch im Widerspruch)"라 했다.
이렇게 인간은 선과 악의 모순 속에 있기에
우리 한민족 가운데도 악한 사람이 있는 것처럼
이들 가운데도 당연히 그런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필자가 경험한 유대인이나, 아랍인이나 팔레스타인은
우리 한민족과 전혀 다를 것이 없었다.
이들도 일반 은총 속 평화를 갈망하고
낯선 이방인에게 기꺼이 도움을 주려하는
정 많고 선한 사람들이었다.
그렇다면 팔레스타인과 아랍인은 구체적으로 누구일까?
팔레스타인(블레셋)은 누구인가
역사의 라이벌 민족들은 참 많다. 프랑스와 영국과 독일이 그랬고, 그리스와 터키가 그렇다. 우리 민족과 일본은 또 어떠한가. 하지만 성경 속 골리앗으로 상징되는 블레셋(팔레스타인) 민족과 다윗의 이스라엘처럼 역사 속 적나라한 관계가 있을까?
사람들은 구약 성경을 볼 때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 중심의 유대 역사관을 가지고 접하게 된다. 그러면서 독자들은 블레셋에 관한 편견이 자연스럽게 생겨나게 된다. 그런데 왜 성경은 블레셋 민족을 경멸의 대상처럼 취급하는 것일까? 예수를 버린 유대인들은 그렇다 치고 팔레스틴의 눈물은 누가 닦아줄 수 있을까?
블레셋이라는 이름은 일찌감치 성경에 등장한다(창 10:14, 21:32,34; 26:1-18; 출 13:17; 15:14; 23:31). 이들은 오늘날 아랍 민족이 주장하는 아브라함 후손인 셈족 이스마엘의 후손이 아니었다. 블레셋은 가나안 해안가에 살던 7 부족 가운데 하나였다. 이들은 함족 미스라임의 후손이다. 이들은 애굽과 크레타(그레데) 섬 등을 떠돌다 이스라엘 민족처럼 가나안 땅으로 들어왔다.
이들 블레셋 민족은 아브라함 일행과 일찌감치 조우(遭遇)한다. 블레셋은 아브라함보다 먼저 가나안의 북서부 욥바(오늘날의 텔아비브 남쪽 해안)로부터 가사 남부까지 해안 평야를 따라 정착한 민족이었다(창 21:32,겔 16:57).
가사(가자), 아스돗, 아스글론, 가드, 에그론 등이 이 지역의 주요 5대 성읍이었다. 이들은 함의 자손으로 일찍이 지중해의 그레데(갑돌) 섬에서 가나안으로 이주하여(렘 47:4; 암 9:7) 원주민 아위 족속을 멸망시키고(신 2:23) 가나안 원주민 역할을 했던 강력한 해양 민족이었다.
아스글론 국립공원 로마 유적
성경 역사 속 아브라함과 이삭은 가데스와 술 사이 곧 지금의 가자 지역 근처 그랄 땅을 다스리던 블레셋 왕 아비멜렉(Abimelech, ‘아버지는 왕<멜렉>이시다’는 뜻)과 대면하였다. 아비멜렉은 아마 애굽의 바로(Pharaoh)나 로마의 가이사(Caesar)와 같은 블레셋 통치자의 명칭이었을 것이다.
블레셋 문자? Deir Alla의 점토판, 1964 년에 선형 문자로 새겨진 점토판은 Transjordan의 Deir Alla에서 H. J. Franken 교수가 발견했다. 일부 학자들은 이 점토판이 블레셋의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토판이 블레셋 도자기와 관련하여 발견되었기 때문이다.(출처 Biblical Archaeology Society Online Archive),
아비멜렉은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를 누이로 알고 그 미모에 반한다. 아비멜렉은 그녀를 취하려 했으나 꿈에 현현한 하나님의 경고를 받는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선지자라 칭하면서 그가 아비멜렉을 위해 기도하는 자라 소개한다.
창조주 하나님이 블레셋 통치자 앞에 직접 현몽하여 대면하였다는 것은 대단히 미스터리한 사건이었다. 하나님은 모든 세상과 모든 인간의 창조주 아니신가. 우리 인간은 얼마나 자기중심으로 사람들을 편 가르기 해왔던가. 하나님은 블레셋의 하나님이기도 한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아비멜렉은 아브라함에게 그녀를 돌려주며 자기 땅에 거하도록 허락한다(창 20:1-18).
단에서부터 브엘세바까지(삿 20:1, 이스라엘 내셔널 트레일, 빨간 선)
아비멜렉은 아브라함에게 양과 소와 노비뿐 아니라 은 천 개를 주며 블레셋 땅 어디든 아브라함 보기에 좋은 곳에 거할 수 있는 편의를 베풀었다. 이때 아브라함이 기도하매 하나님은 막혀있던 아비멜렉의 집 모든 태(胎)를 열어 출산의 은혜가 임하게 하였다.
이 사건 속에서 아비멜렉은 자기 목숨을 위해 아내 사라를 블레셋 통치자에게 바치려던 졸장부 선지자 아브라함보다 훨씬 더 너그러운 인물로 묘사된다. 이후 자기 종들과 아브라함의 종들이 우물로 인해 분쟁이 생기자 아브라함과 언약을 맺고 그곳을 ‘브엘세바’(‘맹세의 우물’)라 했다(창 21:22-34). 왕국 시대 이스라엘 영토의 남방 한계선인 곳이 바로 이곳 브엘세바였다(삿 20:1; 삼상 3:20; 왕상 4:25). 네게브 사막의 시작점이요 이스라엘의 전략적 정착 도시요 군사도시인 이곳이 지금 긴장의 소용돌이에 빠져있다.
Tell Nabasha의 블레셋 타라코타 관 뚜껑. 20대 왕조, 주전 1400-1150년. Tell Nabasha, 나일 삼각주(대영 박물관 소장품, 런던, 출처: Osama Shukir Muhammed Amin, World history encyclopedia)
그렇다면 아랍인은 누구일까? 이스마엘 후손?
아랍인의 광야
지명으로서의 아랍
아랍(Arab)은 지리적으로 아라비아에서 온 말이다. 따라서 아랍인(Arabs)은 아라비아반도에 살던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는 셈족 이스마엘 후손들도 당연히 포함된다. 다윗의 용사들 37명 명단에도 아랍 사람(the Arabite) 바아래(Paarai)가 있는 데 그 계보는 구체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다. 단순히 아라비아에 살던 사람들을 지칭하던 이 <아랍>이라는 말은 이후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
아랍의 약사(略史)
성경 외 <아랍> 용어의 최초 기록은 주전 853년 앗수르 비문에 나타난다. "앗수르왕 살만에셀 3세(주전 858-824)에 대해 반란을 일으킨 왕자들에게 <아랍>의 긴네브라는 사람이 낙타 1천마리를 주었다"는 기록이 보인다. 이후 주전 6세기까지 앗수르와 바벨론 비문들에 <아랍>이라는 용어는 자주 등장하고 있다. 이들 비문들에서 <아랍>은 주로 아라비아 북부 시리아 사막에 사는 유목민을 지칭하였다. 이슬람 경전 쿠란에서도 아랍은 도시민이 아닌 유목민을 지칭한다(즉 이슬람 주요 도시인 메디나나 메카 주민들은 유목민이 아니므로 아랍민이 아님).
무함마드 사후 아라비아어(아랍어)로 무장한 아라비아 이슬람인들의 정복활동 가운데 <아랍>이라는 단어는 단순히 지역적인 아라비아(<아랍>)를 넘어 중앙아시아에서 중동, 북아프리카로 확산된다. 이때 <아랍>이라는 말은 단순한 유목민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정복자, 지배자라는 말로 변질되기 시작한다. 또한 도시인들도 아랍이라는 말 속에 포함되기 시작한다.
소아시아 내륙의 작은 소국으로 시작하여 콘스탄티노플을 중심으로 강력한 이슬람 패권국인 오스만트루크제국(1299-1922)을 세운 오스만트루크 지배자들은 아랍을 중심이 아닌 주변으로 여겼다. 따라서 아랍의 유목민을 <아랍>이라 했고, 아라비아어를 쓰는 도시 주민과 농민은 <아랍의 자식들>이라 불렀다.
이슬람의 확장 이후 규정이 모호해진 오늘날의 <아랍>
오스만트루크제국 이후 오늘날 아랍(아랍연맹 20여 개국)이라 불리는 지역과 문화와 사람은 너무 다양하여 정확하게 규정하기 어려우나 대체적으로 아랍어를 사용하며 이슬람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공동체를 <아랍>으로 부르게 되었다. 일부는 <아랍>의 정의를 종교와 무관하게 여겨 아랍인 중에 아랍 지역에 속한 소수 기독교인과 소수 유대인까지 아랍인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성경은 단순히 혈통을 논하고, 세상은 문화적 의미로 아랍이라는 의미를 사용하는 듯하다. 즉 성경 시대의 아랍인은 단순히 아라비아 반도 일대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7세기에 무함마드에 의해서 이슬람교가 열리고 정통 칼리파(khalifa, 알라의 수탁자, 대리자) 아랍 무슬림 세력이 중동 전역을 지배하면서 이 지역에서 이슬람교를 받아들이고 아랍어를 쓰는 사람을 두루 가리키는 말로 확장이 되었다. 그럴 경우 이스마엘 후손들도 아랍인이지만 문화적으로는 이스마엘 후손만이 아닌 중동에서 아랍어를 쓰면서 자신의 뿌리를 아랍문화에서 찾는 사람들의 공동체 모두가 범 아랍인 개념으로 확장되었다.
결국 <아랍>이란 개념의 기본 본질은 인종(혈통)적인 성격보다는 셈어로서의 아랍어를 모어(母語)로 공유하는 사람들의 집단이라는 개념이 강하게 되었다. 여기에 이슬람 종교가 개입되면서 양상이 복잡해진 면이 있는 데 <아랍>이라는 개념의 기본 본질을 충실하게 따른다면 이란인과 터키인, 쿠르드인은 인구의 대부분이 이슬람교를 믿는 동일한 무슬림임에도 불구하고, 이들 민족들은 다른 아랍 민족들과 혈통이 뚜렷하게 구별될 뿐 아니라 아랍어가 아닌 자신들 고유의 페르시아어, 터키어, 쿠르드어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아랍인이 아니라고 볼 수 있겠다. 혈통적으로 셈족이 아닌 함족인 동시에 해양에서 유래된 팔레스타인은 말할 것도 없다. 정통적 아랍인은 아닌 것이다.
조덕영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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