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 속에서 발견된 성경 필사(筆寫)본
메마르고 건조한 사해(死海) 주변으로 풀 한 포기 눈에 띄지 않는 광야 언덕들이 여기저기에 자리하고 있다. 그 언덕들에는 자연에 의해 만들어진 동굴들이 있는데, 언덕 꼭대기에 만들어진 동굴들은 속이 텅 비어 있는 것이 마치 비밀 창고처럼 보이기도 한다.
1947년, 아랍계 베두인 소년 하나가 양을 치다가 양 한 마리를 잃어버려 찾아 헤매다가 광야의 어느 언덕에 있는 동굴을 보았다. 소년은 그 안에 양이 있나 하고 돌을 던졌는데, 안에서 항아리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무엇이 있는지 궁금해서 소년이 들어간 동굴 안에는 옛날 이스라엘 사람들이 사용했던 고대의 질그릇 항아리 여러 개가 놓여 있고, 그 속에는 양피지에 고대 히브리어로 기록된 이사야 성경 두루마리 필사본이 들어 있었다. 여러 개의 항아리에는 성경 외에도 유대의 다른 책들과 글들이 기록된 두루마리들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 소년은 그 두루마리들을 골동품상에 헐값에 팔아 싸구려 사냥총 한 자루를 구입했다고 한다. 이후 두루마리들은 몇 사람의 손을 거쳐 현재는 이스라엘 국립박물관에 보존되어 있다.
에세네파(派) 사람들
베두인 소년이 쿰란 지역에서 발견한 두루마리들은 BC 2세기부터 AD 70년까지 사회와 격리된 채 쿰란 지역에서 공동체 생활을 했던 에세네파(派) 사람들에 의해 필사(筆寫, 그대로 베끼어 씀)되고 보존된 것으로 알려진다.
에세네파 사람들은 예수님 시대에 있었던 사두개인들이나 바리새인들과 다른 또 하나의 종파로, 스스로 자신들을 ‘빛의 아들들’ 혹은 ‘의의 사도들’이라 불렀다. 그들은 세속화된 사회를 떠나 새로운 공동체 거주지를 만들어 금욕적인 생활을 통해 하나님 앞에서 정결한 삶을 살려고 애썼다. 그들은 함께 모여서 음식을 먹고, 율법과 성경을 연구하며 공부했다. 그들이 공동체에서 함께 사용하던 식당, 그릇을 굽는 곳 등의 유적이 발견되었고, 그들이 사용하던 그릇, 항아리, 탁자, 양피지 등의 유물들도 발견되어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에세네파 사람들의 특이한 점 하나는, 그들이 세례 의식을 행할 물을 모아둔 장소가 그들이 살던 곳 군데군데에 있었다는 것이다. 그들은 하나님 앞에 경건하게 서려고 하루에 두 번씩 물로 자신을 정결케 하는 의식을 행했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들이 의의 아들임을 나타내기 위해 늘 흰옷을 입고 살았다고 한다.
에세네파는 AD 70년에 로마의 티투스 장군이 예루살렘을 정복하기 전에 그에 의해 몰살을 당한다. 그때 두루마리 성경들을 보존하기 위해 쿰란의 동굴들에 숨겼다고 한다. 안타까운 사실은, 에세네파가 살았던 시기에 쿰란 가까운 곳 요단강에서 세례 요한이 ‘하나님의 어린양이신 예수님이 우리 죄를 넘겨받으신 사실’을 전파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몰살당할 당시는 예수님이 이미 십자가에서 피를 흘려 영원한 속죄를 이루셔서 우리를 의롭고 깨끗하게 해놓으신 때였고, 예수님의 제자들에 의해 복음이 전파되고 있던 때였다. 그런데 그들은 그것을 부정하게 여기고 율법을 좇아 금욕적인 삶을 살다가 결국 로마에 의해 멸망당한 것이다. 그런 그들의 모습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에네세파 사람들의 성경 필사(筆寫)와 보존
에세네파 사람들의 삶에서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은 성경이었다. 그들은 성경을 보존하기 위해 양피지에 성경을 한 글자 한 글자 필사한 후, 이를 두루마리로 만들어서 질항아리에 넣어 사람의 발걸음이 닿지 않는 동굴 속에 보관했다. 그들은 성경뿐 아니라 율법적인 규율, 예언, 기도문 등을 필사했고, 그들의 지도자격인 가르치는 자가 전한 성경 해석 등도 필사해서 보존해 놓았다.
그들이 필사한 것들 가운데 하나가 이사야 성경을 필사한 ‘사해 사본’이다. 이 사본은 그때까지 발견되었던 가장 오래된 성경 사본보다 무려 1,100년이나 앞서 필사되었다. 이처럼 아주 오랜 세월 동안 성경 사본이 보존될 수 있었던 이유는 유대광야의 건조한 기후 덕택이었다. 에세네파 사람들은 그런 환경을 성경을 보존하는 데 잘 활용한 것이다.
성경에는 하나님의 영적 감동이 담겨 있어서
옛날에는 지금처럼 성경 전체가 기록된 책을 개인이 갖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회당처럼 사람들과 가르치는 자들이 모이는 곳에만 두루마리 성경들이 있었다. 복음서에 보면, 예수님도 회당에 들어가 두루마리 책을 펴서 읽으시고 말씀을 전하셨다.
성경에는 ‘절대영감’이라는 것이 있다. 절대영감은 다른 도덕적인 책이나 소설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것으로, 기록된 말씀 자체에 우리에게 없는 믿음이 들어 있어서 우리 생각을 버리고 말씀을 읽으면 우리가 믿으려고 하지 않아도 그냥 믿어지는 하나님의 영적 감동이 능력으로 나타나는 것을 가리킨다. 이러한 절대영감은 일방적이며 인간의 힘으로는 결코 거부할 수 없다.
유대인들은 히브리어로 된 성경을 읽을 때 그들만이 느낄 수 있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떤 영감을 느낀다고 한다. 그것이 성경만이 주는 감동이다. 일부 정통 유대인들은 성경 말씀이 이방인에게 전파되는 것을 꺼려서 성경이 히브리어 외에 다른 언어로 기록되는 것을 금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대인들이 성경을 읽을 때 느끼는 감동을 우리가 우리말로 번역된 개역한글판 성경을 읽을 때 그대로 느끼고, 또 그 성경 말씀으로 믿음을 얻고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놀랍고 정말 감사하다.
그들 손으로 메시야에 대한 말씀들을 필사했지만…
성경을 보존하기 위해 한 글자 한 글자 마음을 다 기울여서 필사했던 에세네파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필사한 성경 가운데 현대까지 보존되어 있다가 쿰란 동굴에서 발견된 이사야 성경. 바로 그 이사야 성경 53장에 나오는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고난을 당하신 분이 예수님인 것을 그들은 믿지 않았다.
그들이 자신들이 필사했던 성경 말씀들을 정확히 듣고 알았다면, 자신들이 가는 길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예수님을 받아들여 구원을 받았으리라! 그들은 그들 손으로 죄악된 인간을 구원하러 오신 메시야에 대한 말씀들을 필사했지만, 스스로 자신을 정결케 하려는 데에 빠져서 그렇게 살려고만 무던히 애를 썼다. 자신들의 길과 생각이 성경 말씀과 다른 것을 알지 못했기에, 그렇게 애써서 보존했던 능력의 말씀들이 그들에게는 아무 능력이 되지 못했다.
오늘날도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고, 정결하게 살려고 마음을 다 쏟지만, 정작 십자가의 능력과는 아무 상관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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