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자료

[역경의 열매] 윤복희 (20) 세속적 대중문화를 바꿔놓은 ‘새롭게 하소서’

열려라 에바다 2012. 2. 27. 21:46


“해 아래 새것이 없나니/ 이 죄인 건지신 주/ 보라 새롭게 된 피조물/ 주의 놀라운 권능/ 찬양하세 우리 주/ 오 주여 영광 받으소서/ 새롭게 하소서 새롭게 하소서 새롭게 하소서/ 늘 새롭게 하소서…”

1976년 11월 22일부터 이틀간 이화여자대학교 대강당에서 ‘새롭게 하소서’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공연은 성극과 코미디, 복음성가 등을 종합한 예배극 형식으로 꾸며졌습니다. 이때 공연한 ‘해 아래 새것이 없나니’는 한국교회와 사회에 복음성가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 공연은 한국 최초로 크리스천 연예인 공동체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무대였습니다. 세속적인 대중문화가 판을 치던 이 땅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공연 자체가 예배가 되고, 극장 자체가 교회가 된 놀라운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민간 방송국이던 동양방송 TBC-TV의 성탄특집으로 녹화돼 방송되기도 했습니다. 신영균 구봉서 곽규석 고은아 이영후 최영욱 최성찬 강효실 김희숙 김희자씨 등 연예인교회 가족들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그야말로 쟁쟁한 스타들이었죠. 이들이 예수님의 제자로 거듭나서 주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찬양하며 기독교 문화를 선포하는 감격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새롭게 하소서’ 공연을 마친 뒤 하용조 전도사님은 선교 영화에 도전할 것을 독려하셨습니다. 그렇게 해서 주기철 목사님의 일대기를 그린 ‘저 높은 곳을 향하여’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뛰어난 기도의 능력을 가지신 고은아 권사님의 부군이신 곽정환 장로님이 운영하는 합동영화사에서 제작을 맡기로 했죠. 마침 신영균 장로님이 명보극장을 인수한 때였습니다. 제작사와 개봉관이 정해지자 연예인교회 가족들이 기도하면서 출연과 스태프로 헌신했습니다. 당연히 모두 노 개런티였죠.

78년 8월 15일, 새롭게 단장한 명보극장에서 개봉된 영화는 그야말로 ‘대박’이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기도하고 찬송하면서 구름처럼 몰려들었습니다. 저는 매 상영에 앞서 무대에 올라 ‘저 높은 곳을 향하여’를 불렀습니다.

영화는 석 달 동안 상영됐습니다. 극장 밖에서는 물론이고 안에서도 찬양 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극장은 열린 예배당이 되었고, 새롭게 예수를 영접하기로 결심하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하 전도사님은 영화 수익금을 모아 평창동에 땅을 사 아름다운 연예인교회 예배당을 지을 계획을 세우셨습니다. 하 전도사님은 그 사이 목사 안수도 받으시고 예수님이 공생애를 시작하신 나이인 30대에 접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몸은 한계를 가졌나 봅니다. 연예인교회를 개척해 밤낮 없이 섬기고 일하신 하 목사님의 건강에 문제가 생긴 겁니다. 그분은 간염에 걸려서 힘든 상태에서도 교회를 위해서 조금도 노력을 늦추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년 뒤 하 목사님은 연예인교회 사역을 그만둬야 할 상황을 맞이합니다. 아마 하 목사님 인생에서 가장 외롭고 슬프고 괴로운 때가 아닐까 여겨집니다. 하 목사님은 그때 나사렛을 떠나 예루살렘으로 향하신 예수님의 심정을 이해하셨을 것입니다. 나사렛에서 배척당하지 않았다면 예루살렘의 십자가는 없었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곤 하 목사님은 신촌의 지하실을 얻어 성경공부모임을 열었습니다. 그때 이미 간암의 전 단계인 간염으로 고통당하고 있는 와중에 두란노서원을 연 것입니다. 사도 바울이 다른 사람의 건물인 두란노에서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강론한 것처럼 목사님도 남의 건물을 빌려 말씀을 가르쳤습니다.

하 목사님은 ‘ACTS 29 비전’을 선포하셨습니다. 사도행전은 28장 31절로 끝나지만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그리스도인의 사명이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는 그분의 강한 의지였습니다.

정리=정수익 선임기자 sag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