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희씨, 뮤지컬 해볼 의향 없어요?” “없는데요.” “이것도 바이블 스터디의 하나이니 그냥 순종하세요.” “네…” 제가 성령 받고 1년쯤 지난 1977년에 하용조 목사님과 나눈 대화입니다. 결국 하 목사님 덕분에 제가 뮤지컬을 하게 된 거죠. 그 해 저는 제 인생과 닮은 에디트 파아프의 일생을 그린 ‘빠담 빠담 빠담’의 주인공을 맡았습니다. 류관순기념관에서 올린 이 작품으로 저는 97년 제3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죠. 79년의 ‘피터팬’은 와이어를 타고 무대 위를 빙빙 날아다녀서 장안의 화제를 불러 모은 뮤지컬입니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이 공연을 할 때면 아이들이 탄성과 비명을 지르며 좋아했지요. 후크 선장은 고 추송웅씨가 연기했어요. 80년 초연된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예수님의 최후 7일간을 2막으로 구성한 록오페라입니다. 저는 첫 무대서부터 97년까지 막달라 마리아의 인생을 살았습니다. 지금은 마리아의 어머니를 연기하기도 하고 소경 역할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저는 막달라 마리아의 대명사가 됐습니다. 차인표씨가 주연을 맡았던 선교 뮤지컬 ‘지저스 지저스’에서도 막달라 마리아 역을 맡았었죠. 이 작품은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최우수작품상, 여우주연상 등 네 개의 상을 받았습니다. 최고의 기독교 문화 작품으로 평가받는 이 무대에 오를 때마다 저는 많은 은혜를 받습니다. 제가 공연했던 수많은 뮤지컬 중에서도 ‘크리스마스 선물’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피핀’ ‘지저스 지저스’ 등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 중 80년 저의 인생 이야기를 신앙간증극으로 꾸민 최초의 뮤지컬 모노드라마 ‘그럼에도 불구하고’에 가장 애착이 갑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하 목사님의 권유로 뮤지컬 무대에 오른 지 어느 덧 35년이 지나면서 80여 편의 작품에 참여했네요. 그 중에는 몇 십 년째 리바이벌하는 작품도 있습니다. 86년부터 10여 년 동안은 1년에 4∼5개의 작품을 소화했지요. 제가 목사님의 권유로 무대에 오를 때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뮤지컬은 불모지나 다름없었습니다. 저는 하나님을 만나 새롭게 태어난 이 때를 한 살로 칩니다. 그래서 저의 뮤지컬 경력이 저의 새로운 나이입니다. 이제 뮤지컬은 제가 세상과 소통하고, 하나님과 소통하는 장치입니다. 저는 뮤지컬이나 집회 등의 일정을 앞두고는 금식합니다. 공연 일정이 길어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루 종일 물만 마시고 밤 10시 이후 한 끼를 먹습니다. 80년대 들어서부터는 계속 그랬습니다. 간증 무대에 서기 위한 의상도 직접 만듭니다. 바느질을 한 땀 한 땀 놓으면서 기도합니다. 저는 뮤지컬 무대에 서는 중에 틈틈이 복음성가를 만들고 간증무대에 섰습니다. 이 또한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찬양하고 제가 만난 하나님을 고백하는 노래를 부르는 지금에야 저는 노래의 참 맛을 압니다. “하늘을 나는 하얀 새 한 마리도/ 먹고 입을 것 걱정 없네/ 들에 핀 들국화도 아름다운 옷을 입혔거늘/ 하물며 내가 너희를 외면하랴/ 고개를 들고서 나를 바라보라/ 내가 너에게 평안함을 주겠노라/ 죄 사함 받았네 성령을 받았네/ 이 죄인 주님의 종이 되었네/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남지만/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씨가 되어 곡식을 거둔다네/ 생명을 사랑하면 생명을 잃을 테고/ 생명을 희생하면 주시리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쉬지 말고 전도하라/ 그러면 주님 만나리 그날에/ 그러면 주님 만나리 그날에” 76년 성경공부를 하면서 쓴 저의 첫 찬양입니다. 저처럼 보잘것없는 이라도 한 톨 밀알이 되면 열 배, 백 배, 천 배를 거둔다는 마음을 찬양합니다. 바로 저의 고백입니다. 정리=정수익 선임기자 sagu@kmib.co.kr |
'기독교자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역경의 열매] 윤복희 (24) 간증무대 위의 나는 ‘막대기’… 주인공은 주님 (0) | 2012.03.04 |
---|---|
[역경의 열매] 윤복희 (23) 관객들 박수·환호보다 주님이 기뻐하는 무대를… (0) | 2012.03.02 |
[역경의 열매] 윤복희 (22) 35년간 세상·하나님과 소통해온 길 ‘뮤지컬’ (0) | 2012.02.29 |
[역경의 열매] 윤복희 (21) 영적 아버지이자 신앙 스승인 하용조 목사님 (0) | 2012.02.28 |
[역경의 열매] 윤복희 (20) 세속적 대중문화를 바꿔놓은 ‘새롭게 하소서’ (0) | 2012.0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