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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6일 오전 경기 성남시 복정동 선한목자교회(유기성 목사)는 마치 ‘폭풍 전야’같았다. 4년 만에 열리는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총회가 차기 감독회장 선출 문제로 자칫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진 않을지, 행여 총회가 무산되는 건 아닌지 1000여명의 총대들 표정엔 우려와 걱정이 묻어났다. 결론은 ‘해피 엔딩’. 7시간 넘게 이어진 총회에서는 고성과 삿대질 대신 폭소와 갈채가 이어졌다. 눈물을 훔치는 모습과 포옹하는 장면도 눈에 띄었다. 많은 참석자들이 그 공(功)을 사회자에게 돌렸다. 당일 총회 진행을 맡은 이는 김기택(68·성천교회·사진) 임시 감독회장. 지난 2일 서울 세종대로의 감리교회관 16층 집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법원이 김기택 감독회장에게 임시 수장을 맡긴지 한달 째. 왜 그가 선임됐을까.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말고 중재를 한번 잘 해보라고 저를 선임한 게 아닐까 생각해요.” 교단 안팎에서는 법원이 교단 내 원로급 인사들의 추천을 받아들여 최종적으로 그를 선택했다는 얘기가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1주일 전에 끝난 총회 얘기를 꺼내자 김 감독회장의 목소리가 커졌다. “총회가 끝나자마자 ‘감사하다’ ‘총회가 감격스러웠다’는 휴대폰 문자메시지가 70∼80건이 와 있더라고요. 저로선 너무 감사하죠.” 그날 총회 석상에서, 그는 총대들의 발언을 함부로 자르거나 제지하지 않았다. 회의가 딱딱해지는가 싶으면 특유의 위트와 유머로 웃음을 이끌어냈다. 한 총대가 회계보고서의 대차대조표 계산이 잘못됐다고 지적하자, “아니, 언제 그런 걸 다 계산하셨수?”라고 맞장구를 쳐주는 식이다. 무엇보다 ‘이쪽저쪽’ 얘기를 두루 귀담아 들으려는 그의 태도에 총대들은 마음의 문을 연 듯했다. 김 감독회장의 본래 성격이 유연한 건지, 일종의 쇼맨십은 아닌지 궁금했다. 그는 ‘동그라미’ 목회 얘기로 답변을 대신했다. “40년 전쯤 교회를 막 개척할 때였어요. 당시에는 성경공부용 문답 학습지가 있었는데, 성도들이 집에서 답을 써오면 나는 무조건 동그라미를 치는 스타일이에요. 틀린 답에는 옆에 정답을 써주고 그 위에 동그라미를 쳐주는 식이죠. 지금까지도 웬만하면 동그라미를 치는 마음으로 삽니다. 이게 제 목회철학입니다.” 그의 ‘동그라미’ 철학은 인터뷰 동안에도 확인할 수 있었다. 교단 내의 갈등 같은 민감한 질문에는 미소만 지어보일 뿐 답을 피했다. “상대방의 다름을 인정하자는 거예요. 틀린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른 겁니다. 교회는 선과 선의 싸움이에요. 그럴 때는 내가 손해 보는 쪽을 선택하자는 게 저의 지론입니다.” 그는 지난 4년간 파행을 이어온 기감의 임시 감독회장 및 직무대행 중 5번째 인사다. 주어진 임기는 5개월, 사실상 마무리 투수다. 오는 9월 감독회장 선거와 10월 총회까지 잘 매듭짓는 게 그의 마지막 과제다. 임시 감독회장 임기를 마치면 그는 시무중인 교회의 담임 목사직도 마무리에 들어가야 한다. 2014년 정년을 앞두고 최근 후임자를 정했고, 인수인계 단계에 있다. 임시 감독회장직에 이어 40년간 이어온 목회사역마저도 모두 내려놓는 시기인 셈이다. “이래 저래 마무리 인생이네요. 하하하.” 인터뷰를 마치고 감리교 회관을 나서면서 광화문 광장 맞은편 교보문고 건물 외벽의 글판이 눈에 들어왔다. ‘유산으로는 징검다리 같은 것으로 하고 싶어. 모두들 건네주고 건네주는….’ 문득 김 감독회장의 사역이 마무리가 아니라 끊어진 관계와 세대를 이어주는 ‘징검다리’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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