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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가족은 이제 어떻게 되는 걸까….’ 아버지 가족들이 제3국에서 아버지를 찾는다는 소식을 들은 지 3년이 지났다. 그동안 아버지는 이력을 속였다는 괘씸죄에 걸려 다니던 직장에서 쫓겨나 집 인근 경비를 서게 됐다. 아버지가 멀리 이동작업을 가지 않으니 신변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오히려 걱정을 안 해도 되었다. 우리 4남매가 성장하는 동안 아버지는 남편과 아버지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단지 나라의 일꾼일 뿐이었다. 1년에 한 번은 고사하고 2∼3년에 한 번도 얼굴 뵙기가 쉽지 않았다. 아버지와 함께 지내는 것은 좋았다. 하지만 아버지가 가족이력 미기에 대한 처벌이 경비원으로 끝날지, 아니면 가족 처벌이 가해져 또 추방을 갈지 걱정이 됐다. 당시 많은 재미교포들이 북한을 다녀갔다. 북한은 재미교포들에게 비참한 생활을 보여줄 수 없어 재미교포가 방문하는 집들은 새 주택을 지어주었다. 또 직장을 좋은 곳에 옮겨주었으며 텔레비전과 냉장고도 빌려주었다. 북한이 이렇게 선심을 베푼 것은 재미교포가 다녀가면 그 돈을 충분히 충당하고도 남을 많은 돈을 벌어들였기 때문이다. 재미교포들은 북한의 친척들에게 달러를 주고 갔다. 이 때문에 월남자 가족이거나 출신성분이 나빠 북한에서 최하위층에 살던 사람들의 생활이 갑자기 좋아지는 경우가 많았다. 북한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존재하는 나라다. 특히 남쪽이나 외국에서 대표단이 온다고 하면 온 나라가 ‘STOP’ 상태에 들어갔다. 비참한 형편이 외부에 알려질 것을 꺼려했기 때문이다. 모든 식당과 여관, 호텔, 백화점, 상점, 서비스 업종들은 영업을 중지하고 청소작업에 들어갔다. 외부 사람들이 다니는 지역들은 다른 지역에 비해 텔레비전이나 부식물도 차등 배급했다. 대신에 남조선 대표나 기자와 만났을 때 대답할 1000여 가지 모범답안을 외워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아침에 평양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유선 방송에서는 이 내용을 개괄적으로 설명하는 시간도 있었다. 만일 남조선 기자를 만났을 때 대답을 못하면 바로 처벌이 이어진다. 외부 친척이 오면 그 동네 사람조차 출입이 금지되고 친척들도 당에서 허락한 경우에만 만날 수 있었다. 또 경험을 통해 친척들과 만날 때 도청당한다는 것을 상식적으로 알고 있어 얼굴 보는 것 외에 구체적인 이야기는 할 수도 없었다. 통일교 교주 문선명 이야기도 화제가 됐다. 문선명 가족은 원래 평북 정주의 지주 출신으로 8·15 해방 이후 남으로 도주했고 나머지 가족은 대부분 숙청됐다. 문선명이 미국에서 엄청난 돈을 벌었는데 김일성을 만나러 왔다가 선친들의 묘를 보고 가겠다고 했다. 그런데 숙청돼 정주 땅에 살지도 않는 선친의 묘가 어디에 있겠는가. 그러자 북한은 임자 없는 묘를 파다가 잔뜩 흙을 올려 요란하게 묘를 만들어 놓고는 문선명에게 보여주었다. 금방 묘를 옮긴 흔적을 보고 문선명이 물으니 “이번에 선생님을 대신해 묘지를 잘 관리해 드리려고 그랬다”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산간 오지로 추방됐던 문선명의 친척들은 별안간 정주 땅으로 이주해 새 집을 받고 직장도 새로 얻었다. 북한 사람들은 문선명이 땅 속에 묻힌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고 헛제사를 지내고 갔다고 웃어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해외 친척들이 다녀간 사람들을 질투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조국을 배반하고 떠난 민족 반역자들이 이 땅에 찾아와 왜 호의호식하는가. 그 가족들은 민족반역자들이 주는 돈을 받을 수 있는 것만도 감지덕지인데 왜 집까지 주는가….” 말들이 많았다. 이런 민원은 김정일에게까지 들어갔다. 그래서였는지 이후 집을 지어주거나 직장을 옮겨주는 일이 없어졌다. 그리고 잠깐 개방했던 재미교포의 북조선 방문도 얼마 후 막혀 버리게 됐다. 정리=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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