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원의 아침편지 3065

수수께끼도 풀린다

2024년 1월 4일 오늘의 아침편지 수수께끼도 풀린다 헌책은 한 명 이상의 독자를 거치면서 책 자체의 내용에 읽은 사람의 손길이 더해져 특별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그러니 헌책방에 쌓인 책들은 새 책방에 곱게 진열된 책보다 훨씬 많은 수수께끼를 담고 있다. - 윤성근의 《헌책방 기담 수집가》 중에서 - * 헌 책을 읽다 보면 다른 사람이 그은 밑줄, 어느 곳은 메모, 또 어느 곳은 오타 교정까지 다양한 흔적들을 만나게 됩니다. 이 사람은 이 구절이 가슴에 와 닿았나 보구나! 아하...그렇군! 얼굴을 본 적은 없지만 마음은 서로 연결된 듯, 문득 만난 오랜 친구처럼 반갑기 그지 없습니다. 못 푼 수수께끼도 풀립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내가 김복순이여?

2024년 1월 3일 오늘의 아침편지 '내가 김복순이여? '"김복순이? 내가 김복순이여?" 하고 되묻는 스님을 보며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박장대소를 했지요. 그 스님뿐 아니라 나 역시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관공서나 병원 같은 곳에서 주민등록증에 기재된 속명을 부르면 이름이 호명된 줄도 모르고 앉아 있다가 순서를 놓치기도 합니다. 스님들이 많이 모여 사는 절에선 어쩌다 속명으로 우편물이 오면 이름을 몰라 찾아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정목의 《사랑은 사랑으로 돌아옵니다》 중에서 - * 이름은 그 사람의 정체성을 드러냅니다. 이름만 듣고도 그가 누구인지 압니다. 스님들은 특히 남다릅니다. 속가와 인연을 끊으니 속명도 쓰지 않고, 나이도 출가한 이후의 햇수인 법랍으로 계산합니다. 그러므로 속..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2024년 1월 2일 오늘의 아침편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완전히 무시하고 살 수는 없으리라. 하지만 내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인해 너무도 자주 감정이 요동친다면, 내가 사랑하고 보호해야 하는 이들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언행이 내게서 나올 수 있다. 영혼까지 깨끗하게 해 주는 음악을 더욱 자주 들으면서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을 이겨 내야지. 그게 뉴스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 내가 내린 현실적인 처방이다. - 신순규의 《어둠 속에서 빛나는 것들》 중에서 - * 오늘도 수많은 뉴스가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공기를 마시지 않고 살 수 없는 것처럼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지를 알려주는 뉴스를 떠나서는 사회생활을 할 수가 없습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충격적인 소식들..

다시 태어나는 날

2024년 1월 1일 오늘의 아침편지 다시 태어나는 날 모든 날이 생일과 같아 1년 365일이 생일 매일매일 새로 태어나는 삶 모든 날이 새해 아침과 같아 1년 365일이 새해 아침 매일매일 새날이 시작되는 그런 새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은 날. - 박영신의 《옹달샘에 던져보는 작은 질문들》 중에서 - * 2023년. 참으로 다사다난했습니다. 때론 낙담하고 때론 절망하면서도 꿈과 희망을 잃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습니다. 오늘로 2024년 새해 첫날을 맞습니다. 작년보다 올해는 더 좋아질 수 있을까?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좋은 꿈을 꿀 수 있을까? 2024년 올해는 매일매일, 하루하루가 새롭게 태어나 더 나은 삶, 더 좋은 꿈을 꾸는 한해가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친밀한 사이

2023년 12월 29일 오늘의 아침편지 친밀한 사이 친밀한 사이가 되려면 그럴 만한 자격이 있어야 한다. 친밀함이란 멋진 극장에 오페라 공연을 보러 가는 것과 같다. 특별하게 차려입어야 귀한 시간이 더욱 특별해진다. 친밀함을 공유하는 관계는 일반적 기준에서 벗어나 있어야 한다. 상대가 나를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대한다면 어떻게 내가 그 사람과 친밀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 크리스텔 프티콜랭의 《나는 왜 이렇게 피곤하게 살까》 중에서 - * 친밀한 사이는 가슴이 가까운 사이입니다. 머리로 하는 논리와 분석과 평가가 아닌 따스한 가슴으로 소통을 하는 사이입니다. '~~이기 때문에' 친밀한 것이 아니고, '~~임에도 불구하고' 친밀한 사이입니다. 물질의 차원만이 아닌, 영과 혼이 통하는 사이입니다. 이..

손바닥으로 해 가리기

2023년 12월 28일 오늘의 아침편지 손바닥으로 해 가리기 진실이 신비한 것은 논리를 넘어서 있기 때문입니다. 진실은 이성이나 정신으로 다룰 수 없습니다. 영적 진실은 방해되는 것이 제거되면 스스로 드러납니다. 증거에 기반해 구성된 것이 아니므로 증명될 수는 없습니다. 하늘에서 구름을 제거하면 해가 빛납니다. 이게 다입니다. 구름 제거는 해를 빛나게 만드는 원인이 아닙니다. - 데이비드 호킨스의 《데이비드 호킨스의 지혜》 중에서 - * 해를 손바닥으로 가릴 수 없습니다. 구름으로도 끝내 가릴 수 없습니다. 구름으로 한때 가릴 수는 있지만 일시적일 뿐입니다. 눈앞의 손바닥을 치우거나 구름이 걷어지면 가려졌던 해는 다시 빛납니다. 진실, 진리도 그와 같습니다. 논리나 가설, 이성이나 변증법들로 가릴 수 ..

역사의 신(神)

2023년 12월 27일 오늘의 아침편지 역사의 신(神) 사실 인류의 역사에서 혁명은 퇴행이나 반동, 또는 배신으로 점철되었지만 혁명을 통해 경험한 하늘의 시간이 완전히 지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인류의 정신에 깊은 흔적을 남겨서 다음 혁명의 깊은 참조가 되고는 합니다. - 황규관의 《사랑에 미쳐 날뛸 날이 올 거다》 중에서 - * 역사는 반복됩니다. 쳇바퀴를 도는 단순 반복이 아니고 회오리바람처럼 돌면서 진화하고 성장합니다. 정반합, 도전과 응전. 혁명 다음의 또 다른 혁명을 기다리며 앞으로 전진합니다. 역사에도 신(神)이 있다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휴식할 준비 완료!

2023년 12월 26일 오늘의 아침편지 휴식할 준비 완료! 집에 오랜 시간을 머무를수록 잠옷 가운, 이불, 실내화가 중요해진다. 실내화란 무엇인가? 구두나 장화를 벗고 편하게 신는 신발이다. 걷고 있던 발이 실내화를 신으면 휴식을 취하는 발이 된다. 발을 포근하게 감싸는 고치와도 같다. 발은 부드러운 양모나 펠트 속에서 아늑하게 쉬고 싶다. 팬데믹 동안에 특히 수면용 덧신과 실내용 슬리퍼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품절 사태를 빚었다는 사실은 놀랍지도 않다. - 파스칼 브뤼크네르의 《우리 인생에 바람을 초대하려면》 중에서 - * 밖에서 집에 돌아오면 완전 무장해제를 시켜야 편안합니다. 잠옷, 이불, 실내화... 별것 아닌 것 같아도 그렇지 않습니다. 긴장했던 몸을 편하게 풀어주는 필수 도구들입니다. 몸에..

아기 예수의 구유

2023년 12월 25일 오늘의 아침편지 아기 예수의 구유 우리는 구유까지 가는 눈 덮인 오솔길에 1미터마다 촛불을 밝힌다. 소나무, 자작나무, 솔송나무 사이로 촛불들이 구불구불하게 놓이고 하늘에 별이 반짝이는 광경은 정말이지... 완전히 마법이다! 그 광경은 아이들에게 트리나 선물보다 큰 의미를 안겨준다. 내 손녀는 두 살에 맞은 크리스마스 때 아기 예수의 구유를 처음 보고는 몇 년 후에도 '숲속의 아기' 이야기를 했다. - 타샤 튜더의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 중에서 - * 말구유, 소나 말의 여물통입니다. 강보에 싸인 아기 예수를 뉘었던 자리입니다. 누울 자리가 없어 뉘었던, 어쩌면 가장 누추하고 보잘 것 없었던 곳이, 그가 누음으로써 가장 거룩하고 성스러운 곳으로 바뀌었습니다. 세계 역사도 바..

뽀드득뽀드득 눈 밟는 소리

2023년 12월 22일 오늘의 아침편지 뽀드득뽀드득 눈 밟는 소리 우리는 두꺼운 잠바를 입고, 목도리를 두르고, 장갑을 끼고, 모자를 쓰고 집을 나섰다. 뽀드득뽀드득, 눈 밟는 소리가 예뻤다. 학교 운동장에는 아무도 없었다. 우리는 새하얀 눈밭으로 변한 운동장을 뛰기 시작했다. "언니, 이거 봐." 동생은 하얀 눈밭에 하트를 그렸다. - 구본순의 《지수》 중에서 - * 뽀드득뽀드득, 눈 밟는 소리에 아련한 기억 속으로 달려갑니다. 지금 눈밭을 걷고 있는 것은 분명 현재인데 기억은 먼 과거로 되돌아가 어린 시절 예쁜 추억 속으로 빨려 듭니다. 현재는 과거 속으로 들어가 중첩되고, 과거는 현재 속으로 들어와 새하얗게 되살아납니다. 놀라운 생명력입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