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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스포츠의 꽃’ 빙벽 등반] 두려움도 중력도 정복… 아이스맨 “나이스”

열려라 에바다 2016. 1. 12. 08:20

[‘겨울스포츠의 꽃’ 빙벽 등반] 두려움도 중력도 정복… 아이스맨 “나이스”

 
[‘겨울스포츠의 꽃’ 빙벽 등반] 두려움도 중력도 정복… 아이스맨 “나이스” 기사의 사진
아이스클라이밍 월드 챔피언 박희용 선수가 지난해 경북 청송에서 열린 ‘2015 전국아이스클라이밍 선수권대회’에서 빙벽을 힘차게 오르고 있다. 대한산악연맹 제공
[‘겨울스포츠의 꽃’ 빙벽 등반] 두려움도 중력도 정복… 아이스맨 “나이스” 기사의 사진
“두려워하지 말자. 등산이란 길이 끝나는 곳부터 시작되는 법이다. 우리가 가게 되면 또 하나의 길이 된다.”

지난달 16일 개봉한 뒤 700만 가도를 향해 가고 있는 영화 ‘히말라야’의 주인공 황정민의 대사다. 영화는 에베레스트 정상 아래 해발 8750m에 묻힌 후배 대원을 구하려 기록도, 명예도, 보상도 없는 목숨 건 여정을 떠나는 엄홍길 대장과 ‘휴먼 원정대’의 가슴 뜨거운 도전을 그린 실화다. 황정민 정우 김인권 라미란 등 출연 배우들은 실감나는 연기를 위해 아이스클라이밍(빙벽 등반)을 포함해 전문 산악훈련을 받았다.

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히말라야’가 개봉 24일째를 맞은 이날 670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 영화의 600만 돌파 속도는 2013년 겨울 극장가에서 전 세대 관객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며 흥행 신드롬을 일으킨 ‘7번방의 선물’(1281만1213명)보다 빨랐다.

흥행과 함께 영화에 등장하는 아이스클라이밍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아이스클라이밍은 자연 빙폭이나 인공 빙폭을 등반 기술과 용구를 써서 오르는 ‘겨울 스포츠의 꽃’이다. 대한산악연맹에 따르면 국내 클라이밍 선수는 2015년 기준 1767명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동호인 수는 정확히 파악할 수 없지만 최근 웰빙 열풍으로 등산 인구의 증가와 함께 암벽 및 빙벽등반 인구도 꾸준히 늘고 있다. 세계 기네스에 오른 서울 우이동 코오롱등산학교 교육센터뿐 아니라 청송얼음골, 화천 딴산 빙벽, 판대 아이스파크 등 인공 빙벽장의 경우 주말이면 줄 서서 차례를 기다릴 정도로 인기가 많다. 아이스클라이밍이 정복에 대한 성취감이 크고 운동량이 많아 기본적인 기술과 장비만 갖추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기 때문으로 대한산악연맹은 분석하고 있다.

대부분 아이스클라이밍 동호인들은 등산을 하다가 암벽에 빠져들고, 다시 빙벽의 매력에 심취하게 된다. 이들의 온몸 근육은 섬세하게 단련돼 있고, 중력에 저항해 수직 벽을 오르는 것에 대해 크게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실제 전문가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경북 청송군 얼음골에서 9일부터 2일간 ‘2016 마운티아컵 청송 전국 아이스클라이밍 선수권대회’가 개최된다. 이어 15일부터 3일간 국제산악연맹, 아시아산악연맹, 대한산악연맹 공동 주최로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과 아시아선수권대회가 열린다. 경기 종목은 남녀 일반부 난이도와 속도 경기다. 국내 최고의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청송 전국 아이스클라이밍 선수권대회는 최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참가하는 최고의 선수권대회이며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을 위한 전초전으로 2017년 아이스클라이밍 국가대표 1차 선발전을 겸하고 있다.

경기 벽에 그려진 빨간색과 파란색의 선에 주목하고 선수들의 과감한 몸놀림에 집중하면 재미가 배가된다. 등반 실력이 뛰어나도 빨간색 선을 벗어나 바일을 타격하거나 아이젠으로 키킹하면 바로 탈락이다.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