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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한 힐링 샘솟다… 온천대축제 열리는 울진 덕구·백암 온천

열려라 에바다 2016. 1. 12. 08:32

따끈한 힐링 샘솟다… 온천대축제 열리는 울진 덕구·백암 온천

 

따끈한 힐링 샘솟다… 온천대축제 열리는 울진 덕구·백암 온천 기사의 사진
울진 응봉산 자락에 있는 덕구온천 원탕. 땅 속에서 자연적으로 물이 뿜어져 나오는 국내 유일의 용출온천이다.
따끈한 힐링 샘솟다… 온천대축제 열리는 울진 덕구·백암 온천 기사의 사진
덕구 계곡의 벽산덕구온천콘도, 호텔덕구온천.
따끈한 힐링 샘솟다… 온천대축제 열리는 울진 덕구·백암 온천 기사의 사진
백암산 자락에 위치한 백암온천. 드론으로 찍었다.
‘2015 대한민국 온천대축제’의 현장, 덕구·백암 온천

깊은 땅속에서 충분히 달궈진 뒤 용솟음치는 온천물에 몸을 담근 채 눈을 감고 짧은 명상 속에 빠져보자. 세상사에 시달린 몸은 나긋나긋 풀리고, 엉킨 실타래 같던 머릿속은 언제 그랬냐는 듯 맑아진다.

울진군 북면 응봉산(해발 998m) 자락의 덕구온천은 땅속에서 자연적으로 물이 공중으로 치솟는 국내 유일의 용출 온천이다. 펌프로 뽑아내지 않아도 마그마가 충분히 익히고 광물질이 녹아든 물이 차고 넘쳐 저절로 뿜어져 나온다. ‘제대로 익은 물’이다.

온천욕에 딱 알맞은 42.4도의 용출 온천물은 온천장까지 4㎞를 이중으로 된 원통관을 타고 내려온다. 뿜어져 나오는 양은 4000t에 달하지만 실제 필요한 양은 2000t에도 못 미친다. 이미 빠져나간 온천수를 정화해 다시 사용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칼륨, 칼슘, 철, 염소, 중탄산나트륨, 마그네슘 등이 함유된 약알칼리성으로 무색·무취·무미의 말간 물로 신경통, 류머티스성 질환, 근육통, 피부질환, 중풍, 당뇨, 여성 피부미용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덕구온천은 깊은 산속에 숨어 있어 호텔·콘도·온천탕 등이 난립하는 다른 온천들과 달리 호젓하다. 건물은 호텔덕구온천과 벽산덕구온천콘도 뿐이다. 호텔덕구온천은 관광호텔과 대온천탕, 스파월드, 한식당 등의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종합온천휴양지다. 초현대식 거품욕·보디마사지 등의 테라쿠아(테라피와 아쿠아의 합성어)와 아쿠아포켓·침탕·스파탕 등의 액션스파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스파월드에서는 수영복과 수영모 착용이 필수다. 가족끼리 온천을 즐길 수 있는 가족온천실도 있다.

이곳에서 온천만 하고 간다면 덕구의 즐거움을 절반도 못 챙겨가는 셈이다. 온천수가 뿜어져 나오는 원탕까지의 덕구 계곡 트레킹이 일품이다. 응봉산 덕구계곡을 따라 원탕까지는 왕복 2시간 코스. 길이 유순해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벽산콘도 옆으로 해서 시작되는 산행길 초입에 다리 하나가 눈에 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를 본뜬 다리다. 10여년 전 태풍으로 계곡의 다리들이 유실된 이후 복구하면서 세계의 아름다운 교량을 흉내 낸 다리 10개를 새로 놓았다고 한다. 계곡을 따라 가는 산행길에서 계곡물을 건널 때 기존 것을 합쳐 모두 12개의 다리를 건너게 된다.

20여 분쯤 오르면 덕구계곡 최고의 절경인 높이 20∼30m의 용소폭포가 웅장함을 드러낸다. 용이 되기를 수백년 기다린 이무기가 산신의 도움을 받아 이 곳에서 승천했다고 한다. 그 이무기가 굽이치며 훑고 간 소(沼)와 폭포가 절경이다. 폭포 위에 설치된 크네이교에서 내려다보는 풍경도 그만이다. 트리니티교를 지나면 뿌리가 다른 나뭇가지가 서로 엉켜 마치 한 나무처럼 자라나는 ‘연리지’가 나온다. 효자샘도 있다. 옛날 한 효자가 이 샘의 물로 중병을 앓던 어머니를 살려냈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목젖을 타고 넘어가는 맛이 유난히 맑고 시원하다.

덕구계곡이 아름다운 또 다른 이유는 ‘금강송’에 있다. 목질이 금강석처럼 단단해 예부터 궁궐을 짓는 데 쓰였던 귀한 나무다. 껍질이 붉어 ‘적송’, 줄기가 매끈하게 뻗어 ‘미인송’이라고도 불린다. 황홀한 풍경에 취해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물이 뿜어져 나오는 원탕에 이른다. 암반석 사이에서 뜨거운 온천물이 2m 정도 높이로 치솟는다. 바가지로 받아 한 모금 마시면 쌓인 피로가 한순간에 가신다. 원탕 옆에 마련된 족욕탕에 발을 담그고 응봉산 자락의 숲을 바라보는 정취도 비길 데 없다.

온정면 백암산(1004m) 자락에 위치한 백암온천은 무색무취한 53도의 온천수로 온천욕을 즐기기에 적당할 뿐만 아니라 나트륨, 불소, 칼슘 등 몸에 유익한 각종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만성피부염, 부인병, 중풍, 동맥경화 등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일제강점기인 1913년 본격 개발된 대단위 온천단지로, 온천 관련 업소뿐 아니라 일반 음식점이나 가정에서도 모두 온천수를 사용할 만큼 풍부한 수량을 자랑한다. 호텔과 여관, 콘도, 연수원 등이 있어 숙박도 편리하다.

10월 2일부터 4일까지 이들 온천지구 일원과 울진엑스포공원에서 ‘금강송 숲을 거닐며, 동해를 보고, 온천욕을 즐기다’란 주제로 ‘2015 대한민국 온천대축제’가 열린다. 축제에 참여한 온천업소에서는 50% 할인 행사가 진행된다. 특히 울진군은 축제 기간에 온천사랑 게릴라 이벤트, 응봉산 가족 등산대회 등 다양한 체험행사와 온천발전세미나를 열 계획이다.

금강송이 키운 가을철 최고의 별미, 송이

송이는 뜨거운 여름과 불어오는 차가운 해풍을 맞고 고개를 내미는 가을의 귀한 손님이다. 백로에서 10월 중순까지 해발 300∼500m 산 7∼8부 능선에서 수령 30∼50년 생 소나무(적송) 아래서 주로 난다. 낮 기온이 26도를 넘지 않고 밤 기온은 1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까다로운 조건에서 자란다.

송이는 ‘활물기생균’(종속 영양균 중 살아있는 생물로부터 영양을 섭취해 발육하는 개체)인 까닭에 표고버섯처럼 인공재배가 어려워 더욱 귀하다. 특히 바닷가와 가까운 쪽에서 해풍을 받고 자란 송이는 향이 좋다. 울진금강송 송이는 싱싱한 소나무와 화강암과 편마암, 석회암이 풍화된 토질(마사토)에서 생산돼 타 지역 송이보다 표피가 두껍고 단단할 뿐 아니라 저장성이 강한 데다 향과 신선도가 오래 유지돼 ‘명품 송이’로 꼽힌다. 썰어서 회로 먹어도, 불에 구워도 맛있다. 특히 한우와 함께 곁들여 먹을 땐 고기 맛이 훨씬 좋다.

온천대축제와 같은 기간에 ‘제13회 울진금강송 송이축제’가 울진엑스포공원에서 펼쳐진다. 품질 좋고 맛 좋은 송이를 저렴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청정자연 울진금강송 숲길 등을 걸으며 힐링여행을 즐길 수 있다.

생산자들이 송이를 저렴한 가격으로 직접 판매하는 ‘울진금강송 송이 직판장’이 운영되며 즉석경매를 통해 송이를 저렴하게 판매하는 ‘울진금강송 송이 즉석 경매’의 기회도 있다. 일정액의 참가비를 내면 울진금강송 송이를 직접 채취하고 금강송군락지를 걸어가는 기회도 주어진다.

울진=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