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아름다운 마을 친퀘테레(Cinque Terre)를 방문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 최대한 일정을 앞당기는 게 좋을 것으로 보인다. 올 여름부터 방문객 숫자를 100만 명가량 줄이기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7일(현지시간) 로이터와 지역 언론 등을 인용해 이탈리아가 친퀘테레 방문 관광객을 제한하기 위해 티켓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해변이 차량과 크루즈선 등을 통해 엄청나게 들어오는 관광객으로 인해 망가지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북서부 지역에 위치한 다섯 개의 조그만 어촌마을인 친퀘테레에는 매년 250만 명의 관광객들이 방문한다. 하지만 올 여름부터는 이 마을을 둘러볼 수 있는 행운을 얻는 관광객들의 숫자는 150만 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기도 한 이 지역의 문화와 자연 경관 보호가 주된 이유다.
지역 거주자 비토리오 알레산드로(Vittorio Alessandro)는 언론(la Repubblica newspaper)과의 인터뷰에서 “아마 분명히 이것(관광객 숫자 통제)으로 인해 우리는 욕을 먹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우리에게는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라고 밝혔다.
친퀘테레의 다섯 개 어촌 마을은 절벽과 맞닿아 있는 좁은 길로 연결돼 있는데 관광객들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진흙더미나 큰 돌들이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천혜의 자연경관이 망가질 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셈이다.
지역 거주민들은 크루즈선을 통해 당일치기 관광객들이 대규모로 쏟아져 들어올 경우 지역 공동체가 이를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절벽 통로에서의 안전사고 위험도 커진다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지역을 방문하는 관광객 숫자를 예년보다 100만 명 정도 줄이기를 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 여름부터는 친퀘데레를 방문하려면 온라인이나 앱을 통해 미리 구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효율적으로 관광객을 통제하기 위해 관광객 숫자가 일정 수치를 넘어서면 친퀘테레 지역으로 들어오는 통로 자체를 차단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
가파르고 구불구불한 길을 통해야만 방문할 수 있었던 친퀘테레는 접근성이 좋지 않아 오랫동안 후미진 벽지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인 절벽과 울긋불긋한 건축물로 이뤄진 이 마을은 유수의 크루즈 선사들이 이곳을 정박지로 포함시키면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방문객이 많은 어촌 마을 중 하나가 됐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
“친퀘테레 가시려면 서두르세요”…여름부터 방문객 통제
사진=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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