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7931번째 쪽지!
□어떤 성찬
1.테일라르 드 샤르댕(Teilhard de Chardin, 1881-1955) 신부는 빵도, 포도주도, 제단도 없는 전쟁터에서 그 거룩한 식탁을 상상하며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주여! 비록 여기는 에느의 숲속이 아니고 아시아의 초원 지대입니다만 이곳 역시 면병(빵)도 포도주도 없나이다. 나는 이제 이와 같은 상징적인 것을 떠나 실재 자체의 순수한 존엄성을 바라보나이다. 당신의 사제인 나는 온 세계를 제대로 삼아 그 위에서 현세의 모든 수고와 고통을 당신께 제물로 바치겠나이다. 이때 우리의 노고는 무수한 면병 조각이 되고 우리의 고통은 알알이 짜낸 한 모금의 포도주가 됨을 아나이다. 당신은 형체 없는 이 심오한 미사에서 항거할 수 없는 거룩한 욕구를 불러일으켜 신자거나 불신자거나 똑같이 ‘주여, 우리를 하나로 만드소서’하고 외치게 합니다.”<세계에서 드리는 미사>중에서
2.한희철 목사님(정릉감리교회)의 글입니다.
독일에서 목회를 할 때였다. 큰 상처를 입고 주저앉았던 교회, 헤쳐나가야 할 문제들이 적지 않았다. 선배들로부터 들었던 피눈물의 의미를 경험하는 시간들이었다.
한 번은 선임 장로님이 금식기도를 하기 위해 교회로 왔다. 예배당 바닥에 깔판을 깔고 사흘 동안 금식기도를 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 장로님을 보며 담임 목사가 식사를 할 수는 없는 일, 같이 금식하기로 했다.
오전과 오후, 하루에 두 번 장로님을 찾아갔다. 조금 큰 빵과 포도주를 준비했다. 장로님과 마주 서서 이것은 성찬이니 받으시라고 빵을 뚝 떼어 장로님께 드렸다. 물론 남은 빵은 내 몫이었다.
왜 그랬을까, 우적우적 빵을 먹을 때마다 목이 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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