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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 이애란 (29·끝) ‘北주민 인권개선’ 탈북자 남한 적응 도움부터

열려라 에바다 2012. 8. 17. 07:21

[역경의 열매] 이애란 (29·끝) ‘北주민 인권개선’ 탈북자 남한 적응 도움부터
 
남한에 사는 탈북자로서 몇 가지 안타까운 것이 있다. 첫째는 북한 주민이 게으르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 주민이 못사는 것은 게을러서가 아니다. 주된 이유는 북한 지도자들이 잘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증거로 1994년 김일성이 죽은 뒤 북한에서 약 300만명이 굶어 죽었다. 하지만 김정일은 자기 아버지 김일성의 시신을 보관하는 데 거의 천문학적인 달러를 썼다고 한다. 그 달러가 어디서 나온 것인가? 북한 주민에게 고사리 채취하게 하고 통나무 잘라 팔아 모은 돈이다. 강을 뒤져 사금을 채취하게 하고 약초를 캐 바치게 한 돈이다. 그때 든 달러면 북한 주민이 3년간 먹고 살 수 있는 식량을 구입할 수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김정일은 북한 주민 300만명의 생명을 자기 아버지 시신 보관과 맞바꾸었다. 그런데도 남한 주민은 북한 주민이 게을러서 못사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다.

두 번째로 안타까운 것은 북한과 남한의 문화가 달라 탈북자가 이 땅에 빨리 정착하지 못하는 것이다. 갑자기 달라진 환경과 문화에 탈북자들이 적응 못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남한 사람들은 그런 탈북자들을 이해하기보다는 무시하고 일시적인 금전적 지원이 고작이다. 나는 그런 정부와 단체들의 정책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단순한 금전적 지원보다는 자립할 수 있는 기회와 환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세 번째 안타까운 것은 남한 주민 가운데 통일이 되지 말았으면 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적지 않은 사람이 “김정일이 좀더 오래 살아야 해. 김정일이 죽으면 북한 주민이 다 내려와서 남한이 어렵게 돼. 통일비용을 감당하기 싫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그런데 김정일 사망 이후 북한은 야만적인 3대 세습을 강행했다. 김정은이 3대 세습을 위해 탈북자 사살과 3대 멸족을 지시한 것이다. 탈북자 강제 북송과 3대 멸족은 북한 주민을 공포에 떨게 해 또다시 김정은 왕국을 공고히 하고 있다. 남북 평화통일은 반드시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한다.

올 초 중국에서 34명의 탈북자들이 중국 공안에 잡혔고 강제북송 위기에 놓였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박선영 전 국회의원이 먼저 단식에 들어갔다. 연구원 직원들과 함께 서울 효자동 중국대사관 앞에 갔던 나는 금식기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럴 때 탈북자가 나서지 않으면 누가 나서겠는가.

금식기도를 시작했다. 텐트 안이었지만 춥고 배고팠다. 더 어려운 것은 혼자 두고 나온 아들 걱정과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의 재정 문제였다. 직원 월급도 주고 월세도 내야 하는데 만들어놓은 약과는 전혀 팔리지 않고 있었다. 집에도 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다. 탈북자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중국에선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언론이 그렇게 떠들어도 요지부동이었다. 남한 주민도 관심이 없었다.

금식기도 15일째, 새벽기도를 하다 하나님께 에스더 4장 14절 “이 때를 위함이 아니었느냐”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성경을 읽으며 도전 받은 말씀이다. 전율을 느꼈다. 끝내려던 금식기도를 연장했다. 다음날 어려운 고비도 넘겼다. 18일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의 도움으로 현대아산병원에 입원해 치료받고 단식을 끝냈다. 단식 기간 세계적인 팝스타 보니엠 그룹이 탈북자 강제북송 중지 지지 선언과 함께 후원을 해주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등도 방문해 위로를 해 주었다. 지난 2월 23일 시작한 탈북자 강제북송 1000일 릴레이 단식은 9월 9일이면 200일째를 맞는다. 릴레이 단식 현장을 지켜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언젠가 하나님께서 남북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우리의 간절한 기도에 응답하실 것으로 믿고 있다. 긴 연재를 읽고 격려해준 독자들께 감사드린다.

정리=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