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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아이 하나를 영접함은 나를 영접함이니’(마 18:5) 내일의 한국 교회 희망인 오늘의 교회학교에 어린이들이 점차 줄고 있다. 한국교회의 미래를 가늠하는 잣대인 어린이교회학교가 쇠퇴하고 있는 것이다. 주일학교(현 어린이교회학교)에서 믿음의 걸음마를 시작했던 중장년 성도들은 옛 추억이 사라지는 듯한 아쉬움을 느낀다. “1980년대 이맘때면 교회는 학생들로 가득했습니다. 수련회나 여름성경학교에서 발표할 장기자랑을 준비하느라 분주했기 때문입니다. 12월이면 교회에서 열리는 성탄축하예배나 ‘문학의 밤’ 행사를 보기 위해 어린 학생들이 예배당을 가득 채웠는데….” 인천의 한 어린이교회학교 교사인 최경선(41)씨의 안타까움이다. 서울의 교회에서 주일학교 시절을 보낸 그에게 교회는 볼거리, 먹을거리, 나눔거리가 풍성한 ‘문화마당’이었다. 어린이교회학교는 40대 이상 성도들에게는 신앙의 뿌리이자, 향수(鄕愁)의 원천이다. 그때의 친구들, 누나 형 언니 동생들, 반사선생님, 전도사님과 목사님들은 오늘날 그들을 만든 신앙의 자양분들이다. 그러나 요즘, 어린이교회학교의 모습은 안타깝다. 분반 공부를 위해 좁은 예배당과 교육관을 이리저리 옮겨 다녔던 북적거림은 없다. 점차 시들해지고 있다. 위기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경고음도 들려온다. ◇얼마나 심각하기에=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장 최윤식 목사는 지난달 5일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전도정책 포럼에서 “87년 주일학교 학생 수는 전체 기독교인의 50%에 육박했으나 현재는 27% 이하로 줄었다”며 “이는 어린이교회학교의 급속한 붕괴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교단별 통계를 보면 더 실감할 수 있다. 예장 통합 교세보고서에 따르면 초등부(유치부 포함)는 2007년 27만1127명에서 해마다 감소해 2010년에는 22만8459명으로 줄었다. 예장 합동 전국주일학교연합회 관계자는 “작년에 1만2000개 교회학교가 있었으나 올해는 낙도·도서지역 교회에 어린이가 없어 360개의 교회학교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도 마찬가지다. 교육국 이화식 총무대리는 “지난해 6500여 교회 가운데 어린이교회학교를 운영하는 곳은 절반 정도”라며 “특히 미자립·농어촌 교회는 학생 수가 적어 대부분 교회학교를 포기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학생과 교사수도 줄었다. 기감 교육국은 2005년 24만9682명이던 교회학교 초등학생(13세 미만) 수가 2010년엔 20만2881명으로 5년 만에 18.7%(4만6801명) 줄었다고 밝혔다. 교사도 2005년 3만8188명에서 2010년 3만7104명으로 2.8%(1084명)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통계상으로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 교단도 있지만 실상은 마찬가지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교육국에 따르면 어린이교회학교 학생이 2008년 11만6명, 2009년 11만257명, 2010년 11만6992명, 2011년 12만6881명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교육국장 유윤종 목사는 “수치만 보면 늘었지만 이는 재적 인원이기 때문에 실제 출석률은 차이가 많다”며 “대체로 20∼30% 정도 줄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교회학교 전문가들은 교회 학교 위축의 가장 큰 원인을 출산율 저하에 따른 자연적 인구 감소 등 외부 환경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깊이 들여다보면 교회학교가 날로 다양해지는 어린이들의 욕구를 제대로 만족시키지 못한 탓도 크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상황을 인식한 한국교회는 장기 플랜을 세우고 교회학교 회복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기성은 2009년부터 ‘BCM 교육목회’를 시행, 교사로 하여금 주일뿐 아니라 주중에도 어린이들을 목회적으로 돌보도록 하고 있다. 예수교대한성결교회 교육국은 어린이 부흥의 출발이 가정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믿고 성품교재를 개발, 성인 및 어린이 교재로 사용하고 있다. 기감 역시 성품을 주제로 한 교회학교 교재를 제작해 주중엔 부모와 함께 성경을 공부하고 일기를 쓰도록 하고 있다. 서울여대 기독교학과 김기숙 교수는 “경쟁위주의 교육에 교회가 적당히 편승해 제대로 된 신앙교육을 하지 못했다”며 “이럴 때일수록 성경을 제대로 가르치는 등 교회가 기본으로 돌아가 아이들의 신앙을 성숙하게 길러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현장의 전문가들은 담임 목사의 의지를 교회학교 변화의 핵심으로 꼽았다. 기성 유 목사는 “목사님이 어린이 대심방을 하고 성경공부 제자훈련을 직접 챙기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에 우선되어야 할 게 있다. 한국교회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 장신대 기독교교육과 이규민 교수는 “한국사회가 과거에 비해 인권 존중, 더불어 나누는 사회에 대한 시민의식이 높아졌지만 교회는 오히려 이에 역행하는 추세”라며 “한국교회 이미지가 교회학교로까지 이어지는 만큼 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사회에 공헌하고 약자를 배려하는 교육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리나라 어린이교회학교는 1922년 조선주일학교연합회가 조직되면서 성장의 발판이 마련됐으나 1930∼45년 일제의 탄압으로 교회가 위기를 맞으면서 교회학교도 위축됐다. 그러다 6·25 이후 주일학교는 다시 부흥의 길로 돌아서 90년대 중반까지 지속적으로 도약, 발전했다. 이 시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교회학교 학생들이 이후 한국교회 부흥의 초석이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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