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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 김선희 (9) 진정한 성공 목회는 성도 수가 아닌 영혼 사랑

열려라 에바다 2012. 8. 31. 16:12

 

[역경의 열매] 김선희 (9) 진정한 성공 목회는 성도 수가 아닌 영혼 사랑

 

 

 

 


기도 요청자의 이름을 받아 준비기도를 하는데 성령께서 그분의 곤고하고 힘든 상황을 느끼게 하셔서 내 눈에서 눈물이 계속 흘러 나왔다.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 이의 아픈 심령이 내게 느껴지는 것은 우리가 영의 존재임을 입증하는 것이다.

아는 분과 그 집을 방문했다. 나는 그분의 손을 잡고 간절히 기도했다. 그리고 주님이 주시는 위로의 말씀을 전했다. 큰 슬픔을 당해 마음이 닫혀 있던 그에게 성령이 터치하시니 눈물이 터지며 회개가 이루어졌다. 그 누구도 모르는 자신만의 아픔, 그 내밀한 세계를 하나님이 이해하고 위로해 주시니 그분이 매우 놀라는 것은 당연했다. 집을 나서는데 한 번만 더 와서 기도해 달라고 간절히 요청을 했다. 사실 나는 너무 바빠 또 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 상한 심령의 치유를 위해 억지로 시간을 뺐다.

두 번째 만나 함께 예배를 드리고 좋으신 하나님을 찬양했다. 헤어지는데 선교비에 사용하라며 봉투를 주셨다. 축복기도를 하고 돌아왔는데 깜짝 놀랐다. 이렇게 큰 헌금을 현찰로 받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이 돈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한참 고민을 하는데 ‘아프리카 가나 건축부지 대금’을 기도해 온 것이 생각났다. 이 헌금은 내 것이 아니라 그곳으로 가야 할 몫임을 깨달았다. 나는 마음이 변하지 않도록 바로 가나선교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금 당장 이 헌금을 집에 와서 가져가시라고 했다. 사실 아쉬움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사역자에게 물질의 욕심이 가장 큰 장애가 된다는 것을 난 잘 알고 있었다.

내가 독일에서 운영하는 실로암선교센터는 결국 기도원인 셈이다. 삶에 지치고 영적으로 고통받는 영혼들이 기도로 회복 받고 소생하도록 도와주는 곳이다. 그리고 예배와 금식기도를 통해 질병도 치유받고 문제를 해결 받을 수 있도록 신앙을 키우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런데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계속 기도만 한다고 그 기도가 응답되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자신의 유익만을 구하거나 온전히 회개하지 않은 상태, 십자가 보혈로 깨끗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드리는 기도는 하나님이 기뻐하지 않으신다.

인간의 밑바닥에서 올라오는 소욕과 욕망을 최대한 억제하고 주님이 주시는 위로와 소망, 기쁨과 감사로 살아갈 때 우리는 성령의 음성을 들을 수 있다. 우리 크리스천이 이 성령의 음성을 잘 들을 수 있다면 삶은 단순해지고 편안해진다. 그대로만 움직이면 되기 때문이다.

성령이 인도해 주시는 길은 편한 대로(大路)만이 아니다. 좁은 길도 있고 왜 이 길로 가라고 하는지 이해를 못할 때도 많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 과정을 통해 항상 다른 일을 준비하시고 이루신다. 그래서 힘들어도 지나치게 이 사실에 고민하고 따지지 않는 것이 유익하다. 주님이 주시는 것이라면 고통도 감수하고 인내해야 한다. 난 언젠가 한국과 인도에서 죽어라 선교를 하고 독일로 돌아왔는데 주일날에 성도가 모두 사라지고 아무도 없었다. 담임 목사가 강단을 비우니 모두 다른 교회로 간 것 같았다. 얼마나 섭섭한지 하나님께 항의했다. 어떻게 주님의 일을 열심히 하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느냐고 말이다. 그때 주님은 위로의 말씀을 주셨다.

“선희야. 난 성도수로 목회를 평가하지 않는다. 얼마나 한 영혼을 사랑하고 귀히 여기며 섬기느냐가 더 중요하단다. 성도가 하나도 없어도 최선을 다해 헌신하고 복음을 전하는 목회자라면 후일 상급이 더 클 것이다.”

우리가 보는 목회자관과 하나님이 보시는 목회자관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후로 나는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사역을 한다. 헌금을 많이 하고 힘과 권력이 있다고 해서 목회자가 더 신경을 쓴다면 그것은 목회에 경제원리를 대입시키는 것이다. 고통 받고 힘들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야 한다. 그들에게 말씀의 꼴을 먹여 푸른 초장으로 이끌어야 한다. 그래서 이들을 영적으로 소생시킬 의무가 우리에겐 있다.

정리=김무정 기자 k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