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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부·단계별 지원으로 농촌교회 자립 이끌어야… 기감, 열악한 농촌목회 개선 위한 정책토론회

열려라 에바다 2013. 3. 25. 20:34

 

조건부·단계별 지원으로 농촌교회 자립 이끌어야… 기감, 열악한 농촌목회 개선 위한 정책토론회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소속 농어촌 목회자의 67%는 사례비가 월 150만원이 안 되며, 농어촌 교회의 66%는 성인 성도가 30명 이하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열악한 농어촌 목회 여건을 개선할 방안으로는 도시 교회의 조건부·단계별 지원, 농어촌 목회자에 대한 체계적 교육훈련 등이 제시됐다.

기감 선교국 사회농어촌환경부가 지난해 교단 소속 농어촌 목회자 28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사례비가 월 150만원 미만인 경우가 187명으로 전체의 67%에 달했고, ‘사례비가 없다’는 응답도 12%(34명)나 됐다. 월 300만원 이상을 받는다는 목회자는 8%(22명)에 불과했다.

외부에서 생활비를 보조받는다고 응답한 목회자는 51%(143명)로 조사됐다. 농어촌 목회자의 절반 이상이 사례비만으로 생활하기 어려워 다른 교회나 선교단체로부터 정기적인 후원을 받거나 가족의 도움(배우자의 수입 포함)을 받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농어촌 목회자가 돈벌이를 위해 이중 직업을 갖는 것에 대해 찬성하는 비율은 45%로 반대(41%)보다 높았다. 농어촌 교회의 규모를 보면 성인 출석교인이 30명 이하인 교회가 66%(184곳)에 달했으며, 100명 이상인 교회는 8%(21곳)에 그쳤다.

목회자 대부분은 지역 인구의 고령화와 인구 감소를 농어촌 교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았다. 또 농어촌 목회가 힘든 이유로 70% 이상이 자녀교육을 포함한 경제적 이유를 들었고 ‘지역사회에 희망이 없어서’ ‘자기계발을 할 수 없어서’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농어촌에서 목회하는 이유에 대해선 ‘소명 때문’이란 답변이 52%로 가장 많았지만 ‘도시 목회의 전 단계로’ ‘안수받기 위해서’라는 응답도 있었다. 농어촌 교회가 당면한 문제로는 교인 감소, 열악한 재정, 지역사회의 붕괴, 잦은 목회자 이동, 교회와 지역사회의 반목 등이 꼽혔다.

기감 농촌선교위원회는 이 같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지난 12일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발제자로 나선 조언정(팔당마실교회) 목사는 도시 교회의 농어촌 교회 지원방식에 ‘교차조건 상호준수 기법’을 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식으로 무작정 지원할 게 아니라 서로 조건을 정해놓고 단계별·프로그램별로 충족될 때마다 지원함으로써 농어촌 교회가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춰 나가게 하자는 것이다. 이를 테면 농어촌 목회자가 교육훈련 이수, 목회 마스터플랜 제출, 최소 몇 년 이상 시무와 같은 조건을 달고 도시 교회와 장기지원 협약을 맺는 식이다.

조 목사는 농어촌 목회자 교육훈련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농어촌 교회에 부임하는 목회자들이 최소 2∼3일간 농어촌 목회의 비전과 중요성에 대해 교육받도록 해야 하며, 다양한 농어촌 목회·선교·교육 프로그램을 매뉴얼로 만들어 목회자들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