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은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링컨셔 지역의 그랜덤(Grantham)이란 곳의 한 은행 ATM 창구를 비추고 있습니다. 한 노인이 ATM 앞에서 카드를 넣고 무언가를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노인의 뒤쪽 좌우에 각각 한 사람이 서 있습니다. 오른쪽에 있는 사람이 노인에게 무언가 말을 합니다. 알고 보니 노인의 주의를 분산시키려 하는 것이네요.
그러다 왼쪽에 있는 사람이 무언가를 떨어뜨린 뒤 노인에게 말을 겁니다. 노인에게 뭔가 떨어졌다고 알려주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자 노인은 자신의 것인가 하고 허리를 굽혀 떨어진 것을 줍습니다. 그 짧은 순간 오른쪽에 있던 사람이 ATM에 꽂혀 있는 노인의 카드를 빼낸 뒤 미리 준비한 다른 카드를 꽂아놓습니다.
노인의 카드를 바꿔치기한 도둑은 유유히 노인의 바로 옆 ATM 앞으로 가 노인에게서 훔친 카드를 사용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들 도둑들은 노인의 계좌에서 2만3000파운드(한화 약 4015만원)를 다른 계좌로 빼냈습니다. 하지만 노인은 카드가 바뀐 것을 알아채지 못한 채 카드와 영수증으로 보이는 종이를 들고 창구 안으로 사라집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2일 은행이 이 93세의 노인에게 도둑맞은 2만3000파운드를 지불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경찰은 도둑들을 쫓고 있다고 합니다.
영상을 보면 누구나 피해자가 될 법한 상황입니다. 카드가 ATM 기기에서 빠져나와 노출되는 순간을 노려 주의를 분산시킨다면 충분히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범죄라는 얘기죠. ATM 기기 앞에 있을 때에는 누가 말을 걸거나 해도 일단 카드부터 챙기는 습관을 길러야 겠습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