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증

[역경의 열매] 김정하 <7> 40일 작정기도에 교회개척 응답 주셔

열려라 에바다 2017. 10. 26. 08:09

[역경의 열매] 김정하 <7> 40일 작정기도에 교회개척 응답 주셔

무일푼이었지만 길 열어주심 확신… 임대보증금·비품 등 지원 이어져

 

[역경의 열매] 김정하 <7> 40일 작정기도에 교회개척 응답 주셔 기사의 사진
교회개척을 앞두고 우리 가족은 갈멜산기도원에서 40일 동안 작정기도를 드렸다. 기도원 숙소를 구하지 못해 승용차 안에서 신문지를 이불 삼아 새우잠을 잤다.

2006년 10월 21일 상가 한 층을 임대해 교회를 개척했다. 바로 경기도 성남 수정구 단대동 161의 2번지 지금의 샬롬교회다.

농어촌에서 자란 나는 신학교에 다니면서 농어촌 목회의 꿈을 키웠다. 또 중어중문학을 전공했으니 중국 선교사의 꿈도 꾸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내 뜻과 달리 지금의 장소로 발걸음을 인도하시고 교회개척을 하게 하셨다.

교회개척을 앞두고 아내, 두 아이와 함께 갈멜산기도원에 올라가 40일간 작정기도를 드렸다. 기도원은 이미 사람들이 가득해 숙소를 구할 수 없었고 승용차 안에서 신문지를 이불 삼아 새우잠을 잤다.

제대로 씻지 못한데다 모기에 물리면서 집회에 참석했고 교회개척을 위한 기도제목을 놓고 간절히 기도했다. 아내와 나는 금식을, 아이들도 하루 한 끼를 금식했다. 이 기도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께서 샬롬교회 개척을 기뻐하신다는 사실을 확신했다.

무슨 생각이었는지 나는 강사 목사님께 메모를 전달했다. 메모에는 나를 소개하는 내용과 교회 개척의 뜻을 적었다. 목사님 교회가 개척 임대보증금 1000만원을 빌려주시면 1년 뒤에 꼭 갚겠다고 적었다.

실제로 교회개척을 위해 기도하면서도 우리는 무일푼이나 마찬가지였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면 어떻게든 길을 내어주실 것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목사님은 그날 오후 설교 중에 개척교회에 대해 30분 이상을 할애해 이런저런 유익한 말씀을 들려주셨다. 우리는 목사님으로부터 보증금에 대한 뚜렷한 대답을 듣지는 못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에 응답해주셨다는 믿음을 갖고 평안한 마음으로 기도원에서 내려올 수 있었다.

막상 개척을 결심한 뒤에도 당장 손에 쥔 돈이 없었기에 이런 저런 구상을 해보았다. 남의 집 옥상에 천막을 치고 개척할지, 컨테이너 박스를 빈 공터에 놓고 시작할지, 폐차한 대형버스를 구입해 시작할지, 아니면 남한산성 양지공원 정자 아래서 주일마다 야외예배를 드릴지 등 여러 방안을 생각했다. 그러던 중 하나님께서 기도원에서 간구한 돈을 지인을 통해 보내주셨고 지금의 자리에서 예배드릴 수 있었다.

하나님의 응답은 구체적으로 이어졌다. 어느 교회가 지하예배당을 떠나 이사를 가면서 강대상과 장의자를 놓고 가는 바람에 우리는 중요한 성구를 거저 얻었다. 또 어느 목사님이 접이용 의자를 보내주셔서 그야말로 풍성해졌다.

간증했던 교회에서 사용하던 피아노 한 대를 기증해주셨다. 고모님이 빔 프로젝트를, 강원도에서 관리집사로 일할 때 만난 분들이 현금과 물품을 보내주셨다. 군대동기까지 나서 교회간판을 달아줬다.

원주의 한 교회는 새 차를 구입하면서 쓰던 차를 보내주기도 했다. 심지어 강대상 뒷면의 빛바랜 커튼이 거슬려 기도했더니 온누리교회 하용조 목사님이 대형 걸개그림을 보내주셨다.

무엇보다 사택 걱정이 컸다. 다행히 옥상에 조립식 패널로 지은 가건물이 있어 바닥에다 스티로폼을 깔고 그 위에 전기패널 6장을 얻어 방을 만들 수 있었다.

우리 가족은 그 방에서 1년간 살았다. 불편하고 힘들었으나 우리 가족에겐 행복한 추억이었다. 아내는 그만뒀던 간호사 일을 시작했고, 그렇게 개척교회는 한걸음씩 나아갔다.

정리=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