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구약성경에 언약(言約)은 히브리어 베리트(약속, 계약)를 번역한 말입니다. 구약성경에 300회 가까이 나오는 단어입니다. 하나님께서 노아 아브라함 이삭 등과 세우신 언약도 베리트를 썼고, 야곱이 라반과 맺은 언약(창 31:44)처럼 사람 사이에도 베리트를 썼습니다. 언약은 동맹(창 14:13)이란 말로도 번역됐습니다.
영어 성경은 베리트를 커버넌트(covenant·합의, 서약, 계약)로 번역했습니다. 일상적인 약속을 뜻하는 프로미스(promise)보다 공적이며, 주로 문서 형태로 된 무게 있는 합의입니다. 커버넌트는 라틴어 접두어 콤(~와 함께)을 베니레(되다 일어나다 가다 오다)에 붙인 콘베니레(함께 오다, 연합하다, 합당하다, 합의하다)에서 유래했습니다.
구약 전체를 관통하는 언약은 하나님께서 이집트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어내실 때 모세를 통해 맺은 것입니다. 하나님과 맺은 그 언약을 백성이 수도 없이 깨뜨렸습니다. 선지자 예레미야는 바벨론 포로로 잡혀간 백성에게 하나님 말씀을 전했습니다.
“그러나 그 시절이 지난 뒤에, 내가 이스라엘 가문과 언약을 세울 것이니, 나는 나의 율법을 그들의 가슴 속에 넣어 주며, 그들의 마음 판에 새겨 기록하여,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될 것이다. 나 주의 말이다. 그때에는 이웃이나 동포끼리 서로 너는 주님을 알아라 하지 않을 것이니, 이것은 작은 사람으로부터 큰 사람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모두 나를 알 것이기 때문이다….”(렘 31:33~34·새번역)
새 언약은 깨질 수도 있는 돌판에 새긴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하나님을 알 수 있게 하나님께서 우리 마음에 적어 주셨습니다.
박여라 영문에디터 ya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