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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애호가들에게는 기다리던 소식. 4대강 자전거도로와 경인아라뱃길 자전거길의 전면 개통이 눈앞에 다가왔다. 4대강 지역 자전거길은 주로 하천구역 내 제방이나 둔치를 이용해 설치됐다. 협곡부와 지천 합류부 등 단절된 길에서는 기존 도로를 이용해 우회하는 자전거길이 만들어졌다. 이른바 ‘전국일주 자전거시대’의 서막이다. 새로 건설된 4대강 자전거길은 1187㎞에 달한다. 예전부터 4대강 구간에 만들어진 자전거길과 섬진강 유역 자전거길을 합쳐 1592㎞에 이르는 자전거길이 완성된 것이다. 여기에 서울에서 서해까지 자전거로 달릴 수 있는 경인아라뱃길의 자전거길 18㎞가 더해졌다. 서울에서 인천 앞바다까지, 한강에서 낙동강까지 자전거로 갈 수 있는 자전거 전국일주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자전거 애호가들은 개통일 전부터 새 자전거길을 찾아와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 ◇경인아라뱃길 자전거길 11월 개통=자전거 전국일주 시대의 상징은 뭐니뭐니해도 11월 중에 개통 예정인 경인아라뱃길(경인운하)의 자전거길이다. 경인아라뱃길은 4000t급 선박 두 척이 교차할 수 있는 규모. 이 뱃길에 드라이브 도로와 18㎞의 자전거길이 함께 놓이는 것이다. 지난해 한강 자전거길 이용자는 1000만명이었다. 서울시는 아라뱃길 자전거길 개통으로 이 숫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통신호나 장애물 없이 한달음에 한강에서 서해까지 달리는 길은, 자전거족들에게는 그야말로 ‘꿈의 코스’다. 행주대교 남단에서 경인아라뱃길 자전거길을 이용하면 두리생태공원과 수향원, 아라폭포를 지나 서해까지 곧장 갈 수 있다. 코스 중간중간에는 자전거에서 내려 잠시 쉬고픈 볼거리가 많다. 우선 인천 계양구 목상교 인근의 풍차 쉼터. 뱃길을 지나는 유람선과 풍차가 어우러진 모습이 마치 네덜란드에 온 듯한 풍경이다. 목상교 건너 남쪽 길에는 높이 5m 규모의 돛대 세 개가 세워진 중세시대 범선 모양의 놀이터가 있다. 가족단위 관광객의 눈길을 끄는 시설. 이곳에서 서해 방향으로 페달을 밟아 5분 정도 가면 적의 침략을 알리는 통신수단이었던 봉수대가 나온다. 정자와 벤치도 풍부해 쉬어가기에 안성맞춤이다. ‘아라폭포’와 ‘아라마루’도 빼놓을 수 없다. 아라마루는 물위 45m 높이에 설치돼 유리 바닥 사이를 흐르는 물길을 볼 수 있는 아찔한 전망대다. 미확인비행물체(UFO)가 공중에 떠 있는 모양새를 한 이곳은 그 모양만으로도 충분한 볼거리다. 아라마루 옆에는 조선 초기 화가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본떠 만든 인공폭포 아라폭포가 물살을 내뿜는다. 높이 50m, 폭 100m 규모의 3단 폭포다. 이곳에서 아라뱃길의 종착점 김포터미널로 가면 수도권 최대 규모의 선착장 ‘아라마리나’가 나온다. 196척의 요트를 수용하는 아라마리나에선 내년 4월부터 요트 아카데미도 운영될 예정. 쾌적한 서해바람이 없더라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곳이다. ◇남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자전거길=4대강 일대에도 자전거길이 조성돼 순차적으로 개통되고 있다. 이들 자전거길 코스의 비경을 미리 따라가 보자. 지난 8일 개통된 ‘남한강 자전거길’은 팔당역부터 능내역을 거쳐 경기도 양평으로 이어지는 옛 중앙선 폐철도를 재활용한 27㎞ 구간이다. 팔당역에서 시작, 봉안터널에 진입한 뒤 팔당댐을 거쳐 다산 정약용 유적지를 지난다. 다산유적지까지는 별세계에 온 듯 호젓하고 고요한 길이 이어진다. 능내역에서 조금 떨어진 다산삼거리 자전거길 보도3교 부근은 절경 두물머리를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운길산역에 이르면 560m 길이의 북한강철교가 나타나고, 두물머리에선 우두커니 서 있는 400년 된 느티나무가 여행객을 반긴다. 자전거길 인근의 ‘물과 꽃의 정원’ 세미원, 남한강 자전거길의 터널 중 가장 긴 기곡터널도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한강에서 낙동강을 잇는 자전거길 ‘새재 자전거길’은 경(京)·부(釜)를 잇는 코스로 자전거 여행객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떠나던 저 옛날 영남 유생들의 고갯길, 해발 1017m 고도의 고갯마루 문경새재까지 페달을 밟을 수 있게 된 것. 이 길은 충북 충주 탄금대에서 경북 상주 상풍교까지 잇는 코스다. 개통식만 치러지지 않았을 뿐, 이미 이용이 가능한 상태다. 새재 자전거길은 탄금대에서 시작, 달천을 따라 난 천변로를 타고 내려와 수안보온천을 지난다. 문경새재 도립공원이 있는 화령고개를 넘어 경북 문경으로 들어온 다음 영강습지를 통과해 상풍교까지 당도하는 것이다. 우륵이 가야금을 타던 곳이라 해서 이름 붙은 탄금대는 임진왜란 당시 조선의 정예 기마병을 이끌고 출전한 신립 장군이 일본 조총부대에 패해 목숨을 끊은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행객들은 우선 울창한 송림과 기암절벽, 굽어드는 남한강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비경에 압도된다. 알칼리성 온천으로 알려진 수안보온천과 문경온천, 고려 공민왕이 사랑했다는 괴산 수옥폭포 역시 새재 자전거길을 지날 때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 문경시는 140여대의 대여용 자전거를 비치하고 자연생태공원을 정비하는 등 문경새재 도립공원을 재단장하기도 했다. 대전 한밭수목원에서 출발해 합강정과 공주보, 백제보를 거쳐 부여 왕흥사지와 강경포구, 신성리갈대밭과 금강하굿둑으로 이어지는 ‘금강 자전거길’ 271㎞ 구간도 개통을 앞뒀다. 이 길은 삼국시대 백제의 유적지인 왕흥사지와 근대 개항장이었던 강경포구,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촬영지인 신성리갈대밭 등 한 군데 한 군데가 놓치기 힘든 코스로 채워졌다. 논산평야가 펼쳐진 이곳 자전거길은 한반도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비경을 자랑하는데, 특히 벼 익는 논의 풍경과 나부끼는 코스모스가 한데 어우러진 가을의 풍경이 절정이다. 공주로 우회하는 구간에서는 무령왕릉 등 백제 유적지를 둘러볼 수 있다. ‘영산강 자전거길’은 전남 담양의 담양댐 하류 지점인 대나무숲 습지공원을 출발점으로 승촌보와 죽산보, 함평 사포나루, 몽탄대교에서 무안 소댕이나루를 거쳐 목포의 영산강하굿둑까지 이어지는 코스. 영산강 자전거길의 백미는 승촌보에서 죽산보를 거쳐 나주 영상테마파크로 이어지는 구간이다. 드라마 세트장으로 사용됐던 나주 영상테마파크를 지날 땐 한옥촌을 배경으로 황포돗배가 오가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마치 조선시대를 다룬 사극 속에 들어와 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금강과 영산강 코스는 이달 말까지 순차적으로 개통될 예정이다. 행복나눔자전거연합회 박상돈 대표는 “경인아라뱃길 자전거도로와 4대강 자전거길이 개통되면 강을 따라 자전거로 전국을 일주하는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라며 “자전거를 즐길 더 좋은 환경이 조성되고 있어 반갑다”고 말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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