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자료

네티즌을 위한 알기 쉬운 기독교 (47)

열려라 에바다 2012. 8. 2. 21:08

네티즌을 위한 알기 쉬운 기독교 (47)
 
성서는 왜 하나님의 말씀인가?

■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하는데 어떤 근거로 그렇게 주장합니까.

■ 성서는 사람의 손으로 기록된 것이 분명한데 왜 하나님 말씀이 되나요.

성서와 성경


먼저 용어부터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성서’와 ‘성경’이라는 단어는 거의 구별 없이 사용되고 있고 그렇게 사용돼도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엄격하게 구별하자면 두 단어 사이에 약간의 뉘앙스 차이가 있습니다. 거룩한 글이 담겨 있는 책이라는 의미의 ‘성서(聖書)’는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용어라고 볼 수 있고, 기독교의 경전이라는 뉘앙스를 담고 있는 ‘성경(聖經)’은 좀더 교리적이고 신앙고백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교회적 용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성서를 학문과 연구의 대상으로 또는 분석과 비판의 대상으로 삼을 경우에는 성경보다는 성서라는 용어가 더 적절할 것입니다.

성서는 왜 하나님의 말씀인가

저도 한때는 그런 의문을 가진 적이 있었습니다. 성서를 읽어 보면 분명히 기록한 사람이 있고 시대상황적 한계가 드러나는데 왜 성서가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하는가. 많은 사람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이 문제에 대해 분명한 입장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흔히 성서는 하나님께서 구술해 주신 말씀을 예언자들이 받아 적어 놓은 책일 것이라고 상상합니다. 시커먼 도포를 입은 예언자들이 어두운 골방에서 하나님의 영음(靈音)을 들으며 한 자 한 자 기록했을 것으로 짐작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런 성서관을 가진 분들에게는 실망스러울지 모르나 성서는 결코 그런 방식으로 기록된 책이 전혀 아닙니다. 성서는 철저하게 구체적인 인류 역사 속에서 살아온 인간들을 통해 그 당시의 언어로 기록됐습니다.

그래서 구약은 히브리어로, 신약은 헬라어로 쓰였습니다. 따라서 성서는 그 시대의 문화적·사상적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성서에 당신의 메시지를 담아 인류에게 주시되 천계(天界)의 언어로 기록한 것이 아니고 구체적인 인간실존의 한 복판에서 당 시대의 인간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전달해 주셨던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도구로 삼아 자신의 뜻을 인류에게 전달하셨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께서 도구로 사용하신 그 인간들은 누구일까요. 그들은 구체적인 역사적 사건들 가운데서 하나님과 대면하고 하나님의 뜻을 수행했던 사람들입니다. 즉 하나님께서는 역사 속에서 구체적인 인물들을 택해 그들에게 영감을 주고 그들의 삶과 언어를 통해 인류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해 주신 것입니다. 성서에 나오는 노아, 아브라함, 모세, 다윗 같은 인물들, 그리고 엘리야, 이사야, 아모스를 비롯한 구약의 예언자들, 나아가서 바울사도를 비롯한 신약시대의 사도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성서는 “하나님의 영감으로 된 것이며”(딤후 3:16) 하나님의 말씀을 담고 있는 책이 됩니다.

성서―역사적 사건들 속에서 주어진 말씀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은 본질적으로 역사적 사건들 속에서 주어진 말씀이었으며 그 사건들 속에서 하나님에게 사로잡힌 인간들에 의해 기록됐다는 점입니다. 천지창조 이야기, 선민 이스라엘의 역사, 출애굽 사건, 왕정시대 예언자들의 메시지, 예수의 생애와 가르침, 예수의 죽음과 부활, 사도들의 선교 이야기 등 성서의 모든 중요한 내용은 역사적 사건들 속에서 기록됐습니다. 그 역사적 사건이 지닌 의미와 그 속에서 나타난 하나님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성서 기자들은 문자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문자란 의미 전달을 위한 상징에 불과한 것이며 시대상황적·사상적·문화적 제약을 받고 있기에 그 문자의 배후에 있는 심오한 뜻을 찾고 재해석해야 하는 과제가 신학자들에게 달려있습니다. 따라서 그 당시 그 시대의 언어로 기록된 성서가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살아 있는 하나님의 말씀이 되기 위해서는 올바른 해석이 필요하며 그 해석의 과정에도 성령의 도우심이 필요합니다.

성서의 큰 주제―인류구원

성서의 큰 주제는 역사 안에서 보여주신 인류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활동이며 더 구체적으로 하나님의 활동은 출애굽 사건에서 시작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사건에서 절정을 이룹니다. 출애굽 사건은 이집트의 압제 하에서 신음하던 히브리 백성을 구출하여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으로 인도하신 인류해방 사건이며 이 해방 사건은 곧 인류 구원의 모형(paradigm)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인간들에게 자신의 뜻을 전달하실 때 인간이 지각할 수 있는 방편 곧 역사화의 방편을 택하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역사화는 예수께서 몸을 입고 오신 성육신(成肉身·Incarnation) 사건에서 절정을 이룹니다. 따라서 예수께서 이 땅에 오시고 복음을 가르치시고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고 부활하신 것은 하나님의 뜻을 가장 궁극적으로 계시하신 사건입니다.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 가장 생생한 하나님의 말씀이며 성서는 그 예수 그리스도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의미에서도 하나님의 말씀이 되는 것입니다.

히브리서에서는 이렇게 증언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옛날에는 예언자들을 시켜서 여러 번에 걸쳐 여러 가지 방법으로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셨으나 이 마지막 날에는 아들을 시켜서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히 1:1∼2)

강영선 한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