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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 김선희 (6) 엄마·간호사·신학생 1인3역… 마침내 목사 안수를

열려라 에바다 2012. 8. 27. 07:35

 

[역경의 열매] 김선희 (6) 엄마·간호사·신학생 1인3역… 마침내 목사 안수를

주님을 향한 헌신은 내 것을 아낌없이 드리는 것이다. 내 것은 쓰지 않고 교회예산, 남의 도움만을 받아 선교에 생색내는 사람을 하나님은 기뻐하시지 않는다. 나는 워낙 어렸을 때 가난했고 배고픔의 아픔을 겪었기에 돈에 대해 악착같았다. 결혼식 비용도 남편에게 모두 부담시키고 난 한 푼도 내지 않았을 정도로 인색했다.

그러나 성령의 은혜가 임하니 ‘소유’에 대한 가치관이 달라졌다. 선교와 전도에 사용되는 것이 가장 귀한 것이라 여겨져 아깝지 않았다. 또 우리의 필요는 하나님이 채워 주신다는 믿음이 있기에 지금 있는 것을 다 털어주어도 기쁨이 넘쳤다.

열심히 전도와 심방을 하고 기도할 때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고 기적도 일어났다. 사역에 탄력이 붙을수록 신학을 제대로 배워 하나님의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 주셨다. 나는 간호사로 일하면서도 시간을내 독일에서 미국 유니온신학대학교와 연계된 신학과정을 공부했고 이어 그레이스신학대학원(M.Div)까지 마쳤다. 엄마로 간호사로 신학생으로 몸이 10개라도 모자랄 정도였지만 하나님께서 감당하도록 건강을 주셨다.

신학을 마치기가 무섭게 1997년 실로암교회를 개척했다. 처음부터 교회를 세우려고 작정했던 것은 아니었다. 몇몇 집사님과 중보기도모임을 갖는 중에 성령께서 교회를 세우라는 음성을 들려 주셨다. 가족 중심으로 10여명이 모여 창립예배를 드렸다. 우리 집 맨 위층을 교회로 꾸몄다. 그리고 찾아오는 영혼들을 최선을 다해 섬기고 보살피고 기도해 주었다.

인간은 영적인 존재다. 아무리 완악한 영을 가진 사람이라도 성령으로 충만해져 있는 사람 앞에는 순한 양이 되어 꼬리를 내린다. 영이 영을 알아보는 것이다. 성도들 중에서도 아픔과 상처를 가진 영혼들, 악한 영에 사로잡혀 죄성을 이겨내지 못하는 영혼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이들을 보듬으려면 내가 더 기도하고 강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 자칫 그들로 인해 내가 넘어지고 공격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병원근무를 더 줄이고 사역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려고 노력했다. 따라서 수입은 줄고 지출은 많아졌다. 남편은 여기에 대해 전혀 불평하지 않아 참으로 고마웠다. 어느 날 러시아에서 사역하는 한국선교사가 독일에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그를 무조건 만나야 한다는 강권적인 느낌이 왔다. 성령의 인도라 느끼고 만났더니 교회를 지을 만한 땅이 나와 믿음으로 사려는데 돈이 전혀 없다고 했다.

당시 내겐 미국에 사는 초등학교 동창들이 선교비를 보내 준 헌금이 있었다. 땅 값에는 못 미쳤지만 여기에 내가 보태기로 했다. 그리고 땅을 일단 사고 교회건축을 위해 함께 기도하자며 돈을 드렸다.

이후 난 한국의 장로 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교회사역을 위해서는 목사라는 직함이 필요했다. 한국에 머물며 몇몇 교회에서 집회를 열었다. 러시아 교회건축을 위해 기도요청을 했는데 한 교회 성도가 러시아교회 건축비를 모두 대겠다고 했다. 할렐루야! 하나님이 일하시는 방법은 참으로 놀랍다.

내가 독일에서 러시아선교사를 만나라는 주님의 음성을 그냥 무시했더라면 그 교회는 아직도 세워지지 못했을 것이다. 러시아 선교현장을 방문해 교회설립의 기쁨을 나누고 선교사역도 도울 수 있었다. 척박한 동토의 땅 러시아에서 고물차를 타고 사역하는 선교사부부를 보니 마음이 아팠다. 부부는 사역 때문에 시골에 가 있고 두 딸은 부모와 헤어져 어린 나이임에도 직접 밥을 해 먹으며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내 어린 날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나는 독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기도했다.

“하나님, 선교를 위해 고생하는 저 선교사 가족에게 무엇인가 기쁜 일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즉각적인 응답이 왔다. 아는 지인이 스페인에 멋진 별장을 갖고 있는데 그 가족을 스페인에서 휴가를 보내도록 해주라고 하시는 것이다. 나도 안 간 스페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