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자료

나가수2서 8월의 가수로 등극한 소향, “제 노래… 꿈과 희망의 울

열려라 에바다 2012. 8. 27. 07:51

 

나가수2서 8월의 가수로 등극한 소향, “제 노래… 꿈과 희망의 울

림 됐으면”

가녀린 체구에 까무잡잡한 피부를 가진 그녀는 예뻤다. 입을 크게 벌리고 활짝 웃는 그녀는 신실한 신앙인답게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로 대화를 시작했다. 그리고 최근 연이은 ‘1위’로 관심을 크게 끈 MBC ‘일밤-나는 가수다2’(나가수 2) 얘기를 풀어놨다.

CCM 가수로는 처음 나가수2에 출연해 거침없는 고음을 선보이며 단박에 시청자를 사로잡은 소향(34). 지난 20일 인천 송도동의 한 호텔 커피숍에서 그녀를 만났다.

인터뷰 하루 전인 19일, 소향의 나가수2 명예 하차가 확정됐다. 그는 이날 열린 ‘8월의 가수전’에서 부활의 ‘네버엔딩 스토리’를 열창해 최고의 무대를 선보였고 이에 감동한 청중은 ‘1위’를 선물했다. 이로써 소향은 ‘8월의 가수’로 선정되면서 박완규, JK김동욱, 이은미에 이어 오는 12월 열리는 ‘슈퍼 디셈버 2012 가왕전’에 네 번째로 출전권을 따냈다. 방송 출연 두 달 만에 떠나는 무대. ‘좀 더 얼굴을 알렸으면’하는 아쉬움은 없을까.

“솔직히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여기서 끝난 게 다행이다 싶어요. 긴장 속에서 지냈고 잠도 못 잤거든요. 두 달 동안 노래연습만 하고 밥 먹고 중간 중간 촬영하고… 스트레스 많이 받았습니다.”

‘한국의 머라이어 캐리’로 불릴 만큼 뛰어난 가창력을 소유한 소향이 노래 때문에 긴장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정말 뭔지 모르겠는데 무대에 서기 전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더라고요. 저만 그런 게 아니었어요. 내로라하는 변진섭 박상민 선배님 등 모든 분들이 그렇게 긴장하시더라고요.”

소향은 그런 쟁쟁한 가수들과 경연하며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다고 한다.

“초심으로 돌아가는 느낌이었어요. 무대에서 노래만 하면 저의 단점이 보이더라고요. 이때는 어떻게 소리를 조절하고 어떤 소리를 내야 하는지 깊이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익숙한 곡들만 불러서인지 노래를 너무 쉽게 생각했던 거 같아요. 앞으로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하고 어떤 가수가 되어야 하는지를 알게 됐습니다.”

두 달 전까지만 해도 그는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기독교계에선 이미 오래전 검증된 최고의 실력파 가수였다. 해외에서는 더했다. 1996년 CCM밴드 ‘포스(POS)’로 찬양사역을 시작한 그는 세계 50여 개국 월드투어를 통해 자신을 알렸다. 블루스의 대명사인 비비 킹의 매니저와 보이즈투맨 프로듀서인 제프리로부터 함께 활동을 해보자는 제안도 받았다. 마이클 볼튼, 스티비 원더의 보컬 트레이너는 “미국의 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유일한 동양가수”라고 찬사를 보냈다.

이런 면에서 보면 소향의 나가수2 출연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새 가수 후보로 늘 거론됐던 소향은 사실 몇 차례 고사 끝에 출연을 결심했다.

“제가 그 자리에 올라갈 자격이 있을까, 게다가 CCM 가수인데 말입니다. 부담스러웠지요. 그러다 세계적인 록밴드 U2의 보컬 보노의 기사를 봤습니다. 록계의 목사로 불리는 보노는 CCM으로 출발했지만 더 큰 일을 하기 위해 대중음악을 한다는 겁니다. 그를 보고 저도 용기를 냈던 겁니다.”

그렇게 CCM을 넘어 내디딘 첫걸음. 역시 쉽지 않았다. 출연 후 그는 ‘개독 가수’ ‘노래를 찬송가식으로 부른다’ ‘CCM 가수가 왜 대중가요를 불러’ 등의 악성 댓글에 시달렸다.

“저는 댓글을 다는 분도 그렇고, 방송을 보는 이들 중에 상처 입은 영혼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하나님에 대해 모르니 그렇게 얘기할 수 있어요. 여기서 하나님께서 크리스천에게 원하는 건 그런 댓글에 반응하는 게 아니라 우리의 진심, 바로 사랑을 보이라는 겁니다. ‘나를 욕할지라도 십자가로 그들을 품고 긍휼한 마음으로 사랑하라.’ 노래를 하는 저의 분명한 목표입니다.”

맑은 영성을 가진 소향에게도 상처는 있다.

“부모님이 제가 고3 때 이혼하셨어요. 당시 저는 막 신앙생활을 시작하면서 한창 예수님에게 푹 빠져 있어 이혼을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선교단에서 남편을 만났고 20세 때 결혼했으니 남들에 비하면 힘들었던 시기를 겪은 것도 아니지요. 그때부터 시집 식구들이 저의 울타리가 되어줬습니다.”

그래도 20세 때 결혼은 너무 빠르지 않은가. 소향은 “그때가 하나님께서 나의 인생을 가장 강권적으로 붙들어주신 순간”이라고 답했다. 대장암 치료를 받은 그의 시어머니는 당시 언제 또 재발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런 두려움을 안고 있던 남편이 결혼을 서둘렀다. 소향 역시 기도를 해봐도 하나님의 응답은 결혼이었다.

“산부인과를 결혼 후 처음 갔습니다. 여러 검사를 하던 중 자궁암을 발견했고 바로 수술을 했지요. 하나님께서 저를 살리기 위해 이런 상황들을 만드신 겁니다. 주님의 일은 한 치의 오차도 없거든요.”

올해로 CCM 가수 데뷔 16년째를 맞는 소향은 정규 앨범에 앞서 최근 첫 번째 디지털 싱글을 발표했다. 포스의 리더이자 남편인 시온이 직접 프로듀싱을 맡았다. 첫사랑을 만났던 때를 회상하며 부른 ‘햇살이 입맞춤 하던 날’ 외에 ‘하늘을 날아’ ‘바보처럼 행복해요’ 등 발라드 풍의 세 곡을 담았다. 크리스천뿐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 꼭 들려주고 싶다고 했다.

“저를 보면서 많은 분들이 꿈을 가졌으면 해요. 저도 꿈을 키워 여기까지 왔거든요. 일반적으로 꿈은 현실성이 없다고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아요. 제 노래가 절망에서 희망으로 모두를 바꿔놓는 아름다운 장막이 되었으면 합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