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을 넘은 굴욕 진나라 말에 한신은 농사는 짓지 않은 채 천하통일의 꿈을 안고 무예만 연마하며 칼을 차고 다녔다. 어느 날 길을 가는데 동네 불한당 수십 명이 길을 가로막고 “통과하고 싶으면 길을 돌아가든지 우리의 가랑이 사이로 기어 가라”고 조롱했다. 물론 그 순간 한신은 칼을 빼어들고 싸울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그 일 때문에 다치거나 죽는다면 무슨 유익이 있겠는가. 한신은 태연한 얼굴로 몸을 굽히고 불한당의 가랑이 사이를 지나갔다. 그리고 훗날 한고조 유방을 도와 천하통일의 대업을 이룬다. ‘과하지욕(袴下之辱)’의 수치를 당하면서도 꿈을 이루기 위해 순간의 굴욕을 참아냈던 것이다. 후한말 유비가 잠시 조조에게 몸을 의탁했다. 우연히 식탁에 마주앉은 조조가 물었다. “그대는 이 시대 영..